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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우량주 외국인 비중 가파르게 추락


최근 들어 증시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의 외국인 비중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4개월여 만에 2.25%포인트나 감소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자동차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종목들은 외국인 보유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49.0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 3월 2일만 해도 51.26%에 달했지만 이후 유럽 위기가 증폭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연중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의 매도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지난 2010년 7월 15일(48.96%) 이후 2년여 만에 외국인 보유비중이 49% 아래로 내려가게 될 상황이다.

사정은 LG화학과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LG화학은 올 초 외국인 보유비중이 36%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ㆍ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이후 매도세가 이어지며 32.07%까지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 초 25%에서 현재 23.61%까지 줄어들었다. 그 밖에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NHN 등도 외국인 보유비중이 올 초보다 1%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형 우량주의 외국인 보유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975억원을 순매도하며 5월(-3조8,039억원)과 6월(-9,637억원)에 이어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2ㆍ4분기에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외국인들은 중국과 유럽에서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글로벌 경제지표가 나빠지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성장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최근 대형우량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보유비중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자동차 업종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늘었다. 기아차는 지난 3월 외국인 보유비중이 29.81% 수준이었지만 현재 32.15%까지 증가했고,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기간 45.38%에서 47.87%로 높아졌다. IT업종의 2ㆍ4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자동차업종의 성장세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LG전자,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IT기업 6곳의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6,082억원, 6,585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0.7%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0.9% 감소하게 된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4.46%, 23.07% 증가한 2조4,343억원, 1조2,699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글로벌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IT기업들의 실적우려가 커졌고 외국인의 전기전자업종 순매도세가 두드러졌다”며 “외국인들이 하반기 이익모멘텀을 고려하며 자동차 등으로 투자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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