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몰려들었던 MMF(초단기펀드)의 수익률이 속속 2%대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MMF 수탁고도 최근 감소세로 돌아서 주목된다. 특히 은행권에서 중도해지해도 정상금리를 지급하는 특판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해 부동자금의 이동이 다시 시작되는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3.7%대를 웃돌던 MMF 평균 수익률이 최근 콜금리(3.28%)보다 낮은 3.22%로 떨어졌다. 특히 설정규모 100억원 이상인 64개 MMF 중 이미 16개의 수익률이 2%대로 추락했다. MMF 설정액의 가파른 증가세도 꺾였다. MMF 설정액은 8월 초 55조원에서 최근 65조원으로 4개월 만에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달 2일부터 8일까지도 3,200억원 이상 신규로 유입됐지만 9일부터 15일까지는 1,000억여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실세 총예금이 1조원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MMF운용팀장은 “일부 은행에서 3.9~4.1%의 특판금리를 제공하면서 중도환매에 대해서도 정상금리를 제공, 사실상 MMF와 똑같은 조건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MMF 설정액이 줄고 은행 총예금이 증가한 것은 금리차이 때문으로 MMF 설정액이 추가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MMF의 투자대상이 엄격히 제한돼 수익률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대기자금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태경 미래에셋투신운용 차장은 “금리가 하락할수록 투자위험은 있지만 수익률이 더 좋은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게 될 것”이라며 “MMF의 수익률 하락세가 지속되면 부동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재현 한국투신운용 MMF팀장은 “MMF 고객들은 금리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만큼 강화된 규정으로 수익률이 추가 하락해도 자금이탈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에는 MMF에서 운용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을 반복해 왔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어서 연초에는 다시 MMF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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