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늘어난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 비중이 6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들은 지난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지만 주가상승과 원화절상에 힘입어 43조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말 국제투자 현황(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현재 2,633억8,000만달러로 지난 2005년 말보다 755억달러 늘었다. 증가분 가운데 단기채무는 477억2,000만달러로 전체의 63.2%에 달하면서 장기외채 증가폭(277억8,000만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이에 따라 단기외채 잔액은 1,136억3,000만달러로 대외채무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말 35.1%에서 지난해 말 43.1%로 8%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은행들의 단기해외 차입이 크게 늘면서 유동외채(장기외채 가운데 1년 이내 만기 도래분과 단기외채를 합친 것)가 1,391억달러로 2005년 말 대비 524억달러 증가하면서 유동외채 비율이 41.2%에서 58.2%로 높아졌다. 최근 미국의 모기지 부실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국내 금융시장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3,627억4,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541억4,0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외 순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994억달러로 2005년 말 대비 214억달러 줄었다. 한편 지난해 말 외국인의 국내 투자 잔액은 6,542억4,000만달러로 전년 말보다 1,147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분 가운데 추가 투자나 자산취득 등과 같은 거래인에 의한 증가액은 601억2,000만달러였고 나머지 546억8,000만달러는 비거래 요인, 즉 평가이익 등에 의한 증가였다. 특히 비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액 가운데 증권투자 부문에서만 454억8,000만달러(43조4,400억원)가 발생했다. 한은은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자금은 84억달러 순유출됐지만 국내 주가 상승 및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보유 주식의 미국 달러화 환산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4,415억8,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816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대외투자 증가액 가운데 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액은 605억7,000만달러인 데 비해 비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액은 210억3,000만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증권 투자 증가액 324억3,000만달러 가운데 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액이 225억8,000만달러였고 비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 규모는 99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 투자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의 약 5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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