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둔화가 지속되고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설비투자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전기·전자기기, 석유·화학제품 제조업 등 설비투자 주도산업 부진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설비투자 증가율은 이전 고점 대비 약 39%포인트나 급락해 카드 사태 때인 2003년(-13.3%포인트), 금융위기 때인 2009년(-36.5%포인트)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설비투자가 최근에는 성장률 대비 과소 투자 상태로 떨어져 있다"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설비투자의 장기균형 대비 과소 투자액이 19조905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25조1,153억원)와 1998년 외환위기(14조4,333억원) 과소 투자액의 중간 정도에 해당된다.
연구원은 "이는 최근 투자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준다"며 설비투자 침체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를 우려했다.
설비투자 증가가 10∼20% 수준이었던 1970∼1980년대 GDP 성장률은 9%대를 기록했지만 설비투자가 3%대로 하락한 2000년대는 성장률이 4% 수준으로 떨어졌고 특히 설비투자가 부진한 지난 5년간(2008∼2012년)의 성장률은 2.9%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일관된 경제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 제약 요인을 해소하고 취약한 서비스 산업 및 부품 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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