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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내년에 되찾으면 돼요

제12보(170~178)


다카오가 70으로 꽉 잇자 흑진에는 여러 곳에 약점이 생겼다. 참고도1의 흑1로 백 2점을 잡으면 그 방면은 간단히 수습되지만 백2로 끼우는 수가 통렬하다. 흑3으로 아래쪽 흑대마를 살릴 수밖에 없는데 그때 백은 4로 둘 것이 뻔하다. 오른쪽 흑 3점이 잡히게 되며 그 크기는 10집이 넘는다. 이 진행이라면 흑이 많이 진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흑1로 보강하자니 백2가 눈에 보인다. 이 코스 역시 흑이 미세하게 진다. 고민하다가 장쉬는 실전보의 흑71로 두었다. 여러 곳의 약점을 동시에 커버하는 최선의 응수였다. 그러나 다카오가 기민하게 백72이하 78로 마무리를 해버리자 역시 덤을 낼 수 없는 바둑이 되고 말았다. 실전은 2백75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 한때 명인과 본인방을 동시에 보유했던 장쉬는 1년 전에 본인방을 다카오에게 내주고 이번에 명인마저 다카오에게 빼앗겼다. 장쉬 대신 다카오가 명인과 본인방을 동시에 차지하게 된 것이다. 장쉬에게 남은 타이틀은 왕좌와 고세이(작은 기성)뿐이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다카오는 웃으며 말했다. “장쉬가 나보다 강합니다. 저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집으로 돌아간 장쉬에게 보인 고바야시 이즈미가 웃으며 말했다. “내년에 되찾으면 돼요.” 178수 이하 줄임 백3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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