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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흑인음악에 한국정서를 버무리다

버블시스터즈. 멤버 2명 교체<br>3년만에 '레디 포 솔'로 컴백


외모는 썩 훌륭하지 않으나 음악적인 실력이 빼어난 가수를 놓고 ‘외모 지상주의를 극복했다’는 식으로 운운하는 것은 진부한 수사다. 외모 보다는 음악으로 승부해 성공한 가수의 사례가 워낙 많아지기도 했지만, 외모에 대한 담론 자체가 어색해 진 게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그렇다면 이효리나 아이비 같은 가수의 빼어난 비주얼이 늘 화제가 되는 건 뭔가. 결론적으로 가수의 외모와 성공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가수는 그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주면 그만이다. 최근 2집 앨범 ‘레디 포 솔’을 발표한 4인조 여성 그룹 버블시스터즈는 2003년 데뷔 당시 ‘외모지상주의 극복’의 사례로 꼽히던 대표적인 팀 가운데 하나다. 당시엔 TV 시사프로그램에서 버블시스터와 빅마마를 취재할 정도로 외모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였다. 그랬던 버블시스터즈가 3년만에 2집 ‘레디 포 솔’을 발표했다. 3년을 쉬는 동안 멤버 2명이 바뀐 라인업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기존 멤버이던 서승희(33) 강현정(29)은 그대로고 김민진(22) 최아롬(20) 두 명의 젊은 피가 새로 들어와 보기 드물게 완성도 높은 음반을 발표했다. 중앙대 작곡과 출신의 서승희는 2004년 바비킴의 히트곡 ‘고래의 꿈’ 작사를 맡는 등 작곡,작사가 및 프로듀서로 입지를 다진 인물. 강현정은 실용음악과 입시생의 레슨 선생님으로도 활동하는 등 ‘노래 실력’으로는 꽤 유명한 편이다. 새로 들어온 젊은 멤버는 모두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과거 강현정이 가르쳐 대학에 보낸 ‘제자’ 들이다. 버블시스터즈의 이번 타이틀곡 ‘사랑 먼지’는 한국식 발라드의 공식에 충실한 곡이다. 흑인음악 중에서도 솔(soul) 음악을 지향하는 게 팀의 컬러지만, 그 속에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살리려고 고민한 흔적이 드러난다. R&B나 솔 음악을 지향하며 지나치게 ‘흐느끼는’ 창법을 구사하는 신세대 가수들과는 달리 훨씬 편안하고 세련된 음악을 지향한 것이 앨범 전체에 스며든 분위기. 다만 몇몇 곡은 흑인 스타일의 정통 솔을 표현했다. “솔을 지향하는 단계라고 표현하면 어떨까요. 한국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솔 음악을 찾기 위해 애썼습니다.”(강현정) “솔은 표현의 양식일 뿐이죠. 기교 잘하고 흑인처럼 해야되는 게 아니라 영혼으로 부르고 받아들이면 되는 거라고 봐요.”(김민진) 버블시스터즈는 지난주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는 방송과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 갈 예정이다. 무대에서 발산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하모니는 음악을 꽤 들었다는 사람도 놀랄만한 수준이다. 굳이 필요 없는 얘기지만, 외모 얘기를 슬쩍 꺼내봤다. 외모지상주의 극복사례로 꼽히던 3년 전과 지금의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대중의 관심이 상당히 달라졌어요. 음악적인 부분에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추세죠. 비주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합니다. 가수들에게는 노력하면 더 잘 될 수 있는 환경이 된 거죠.”(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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