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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취업난 맞아요?"
입력2004-12-07 17:05:39
수정
2004.12.07 17:05:39
구직자 눈높이 여전…'취업 뜨내기' 활개<BR>면접때 연봉·경영상태 꼬치꼬치 캐물어<BR>채용 두달여만에 60% 가량이 퇴사하기도
기업들 "취업난 맞아요?"
구직자 눈높이 여전…'취업 뜨내기' 활개면접때 연봉·경영상태 꼬치꼬치 캐물어채용 두달여만에 60% 가량이 퇴사하기도
“연봉 2,000만원 이하로는 받을 수 없습니다. 격주 토요일 휴무는 반드시 지켜주셔야 합니다. 회사 부채비율과 지난해 순익은 얼마인가요.”
지난달 말 사무직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려 했던 경기도 안산 발원공단의 모 전자부품업체 사장 한모씨는 오히려 자신이 구직자에게 면접을 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7일 털어놓았다.
지원자들이 연봉수준을 먼저 정하고 근무조건이나 회사경영을 꼬치꼬치 캐묻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는 것.
한 사장은 “이력서를 보니 학교 졸업하고 1년 가까이 놀고 있는 사람들인데도 굉장히 뻣뻣하더라”며 결국 대졸 신입사원 뽑는 걸 포기했다.
지난 가을 신입사원 40명 모집에 2,700여명이 몰렸던 중견제조업체 A사의 경우도 어렵게 서류전형과 면접심사를 치르고도 다시 사원을 뽑아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 회사는 애써 뽑은 인원의 60% 가량이 두달 만에 빠져나가 인력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새로 사원을 채용해야 할 지경이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의 높은 눈높이가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채용공고를 내면 구직자들이 부지기수로 몰리지만 비용과 노력을 들여 선발하고 나면 절반 가량이 보수나 근무조건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런 ‘취업뜨내기’들로 인해 기업 인사담당자들마다 능력과 애사심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
신입사원 선발에 어려움을 겪기는 대기업도 마찬가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 8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대상 기업 신입사원의 28%가 회사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탈률이 50%를 넘는 기업도 18개사(22%)에 달했다.
인크루트측은 이 같은 현상은 취업난 속에 구직자들의 묻지마 지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도 이탈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중복합격으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취업뜨내기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비용부담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신입사원 이탈자가 늘어나면서 다시 채용절차를 진행하느라 시간은 물론 채용ㆍ연수ㆍ교육비용이 곱절로 들고 있다.
취업뜨내기들은 다른 구직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신입사원 이탈로 인한 결원을 아예 충원하지 않아 상당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신입사원 이탈로 모집-교육-채용을 반복하느라 골치를 앓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손실은 기업은 물론 구직자도 떠안아야 하므로 보다 신중한 구직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4-12-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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