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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대란 경제충격
입력2003-01-26 00:00:00
수정
2003.01.26 00:00:00
정두환 기자
전국의 인터넷이 한꺼번에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대란이 발생했다.
26일 정보통신부와 KTㆍ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미국 MS사의 SQL 서버에서 웜바이러스가 발생, 전세계로 퍼지면서 국내에도 유입돼 KTㆍ하나로통신ㆍ두루넷ㆍ데이콤 등 주요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의 망이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자는 사고 직후 비상대책반을 가동, 사고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6시께 망을 복구했으나 27일 새벽까지도 일부 인터넷 사이트는 여전히 접속지연의 불편이 계속됐다.
특히 웜바이러스가 아직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업무가 시작되는 27일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이상철 정통부 장관은 이날 긴급대책회의 후 “27일 아침 업무가 재개되면 2차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유통업계는 수백억원대의 매출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ㆍLG이숍 등 2,600여개에 달하는 쇼핑몰업계와 주요 백화점의 인터넷 사이트는 불통 이후 단 한건의 주문도 받지 못해 설 연휴를 앞두고 엄청난 매출손실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쇼핑몰업계는 이번 인터넷 마비에 따른 영업피해 상황이 집계되는 대로 KT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어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집단소송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이 문을 닫은 가운데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려던 고객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휴일이어서 커다란 혼잡은 없었지만 금융권의 주5일 근무제 실시 이후 인터넷뱅킹 이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인데다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자금수요가 몰린 탓에 자금결제를 하지 못한 일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인터넷망의 완전복구가 지연될 경우 27일 증시개장과 함께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증권전산을 위한 전용망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고객들의 홈트레이딩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투자자는 거래 증권회사에 전화로 주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26일 오전 보안업체 대표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통신기반보호 종합상황실을 구축하는 한편 관련 법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정통부는 또 대국민 대처요령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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