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국무총리가 오는 5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뜻을 밝혀 여권 대선 후보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14일 “일부에서는 지방선거가 어려우니 고 전 총리를 업으려고 하는데 자칫 이용만 당할 수 있다”며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를 주도해야 할 입장이다.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 참여하되 단발성이 아니라 될 수 있으면 범여권을 아우르는 주도적 대선주자로서의 향후 위상과 연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고 전 총리는 다음달 초 ‘새시대 정치연합’을 발족, 독자세력화를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실적으로 지방선거라는 절호의 ‘몸집 불리기’ 기회를 그냥 보낸다면 대선주자로서의 고 전 총리의 위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지방선거 참여의 한 이유다. 때문에 여권의 기존 대선주자인 김근태ㆍ정동영 상임고문도 고 전 총리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당대회-지방선거-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김 고문 쪽은 “고 전 총리가 반 한나라당 전선에 참여해 지방선거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환영했다. 반면 정 고문측은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 후 여권 대선주자로서 반 정동영 전선을 주도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복잡한 여권의 사정이 고 전 총리에게는 최대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 전 총리측은 “현실적으로 5월 전 여권에 들어가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을 활용하려는 김 고문 측과, 견제의 시선을 보내는 기존 ‘1위 주자’ 정 고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 전 여권의 주요 주자로 부상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