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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사진) 기업은행장의 행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는 '정중동(靜中動)'이다. 지난해 권 행장은 규모의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과 차세대 시스템 도입에 전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최근 3년 만에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을 반등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차세대 시스템 도입도 잡음 없이 무사히 안착했다. 이 같은 권 행장의 정중동 경영은 올해도 이어진다.
권 행장은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기업은행 성장 전략의 1단계가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었다면 2단계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조직과 채널 전략 수립"이라며 "당장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보고 인터넷 은행 같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일종의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10월 신채널 전략을 수립할 전담팀을 조직해 온라인 은행 시대에 대비할 채널 전략을 짜고 있다"며 "필요한 곳에는 점포를 계속 내야겠지만 필요 없는 곳은 단계적으로 줄이고 가능한 상품은 인터넷으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전력을 쏟느라 사실상 신상품 설계를 비롯한 많은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시스템이 완비됐으니 올해 론칭할 기업은행 통합 인터넷 플랫폼인 'IBK원뱅크'에서 인터넷 전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들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등 온라인 채널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 전환에 대해서는 "법적·제도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해진다면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 전략은 어떨까. 권 행장은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각각 사무소를 개설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상반기 중으로 인도에 지점을 개설하고 하반기에는 중국 쪽에 추가로 2개 정도 지점을 낼 예정이다.
권 행장은 "중동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올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두바이를 중점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외 지점은 많지만 아직 현지화 점수는 낮다"며 "베트남에서 직불카드를 출시하는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전산투자 같은 기반 시설 투자도 강화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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