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지만 노력만큼 경기가 실제로 나아질지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하반기의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도리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낮춰 잡았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위축된 소비는 언제 살아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더욱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중국 경기 등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성장 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변수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기 위한 민관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경제팀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만 무성하면서 리더십이 훼손되고 있는데 조기에 개각을 하든지 아니면 교체는 없다는 신호를 줘서 경제팀이 '대한민국호'를 끌고 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정식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현재 공공기관 정상화와 5대 중점 서비스 활성화 대책 등 제대로 되고 있는 사안들이 없다"며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과제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국정 리더십이 손상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경제팀의 진용을 새로 짜서 국정을 이끌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위축된 소비 개선할 묘안이 없다=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경제전문가 4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한 결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킬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경기는 완만하게 개선이 되겠지만 소비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체감경기는 악화할 것"이라며 "KDI가 민간소비 증가율을 3.7%에서 2.7%로 크게 낮췄는데 결국 위축된 민간소비가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구조"라고 말했다.
세월호의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공기업도 세월호 여파로 소비지출을 줄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내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식 학회장 역시 "결국 내수는 소비와 투자이고 소비는 고용과 소득,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 네 가지 요인과 관련돼 있는데 이들 요인 모두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하반기 성장률이 3.5~3.6%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중국 변수'에 주목해야=여러 대외변수 가운데 하반기 가장 주목해야 할 게 바로 중국의 경기흐름이다. 최근 중국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은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현지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도 높다. 대(對)중국 수출도 주춤하고 있다. 5월 대중 수출액은 113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줄었다. 월간 기준 대중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3년 2월(-1.1%) 이후 처음이다. 1~5월 대중 수출액 역시 58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6.1%(2013년 기준)를 차지한 대중 수출이 부진하면 한국 경제 전반에도 악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이 중시해야 할 사항은 중국 경제의 급락 가능성이다. 이를 감안, 충격을 완화할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실장도 "그동안 중국의 선진국 수출이 워낙 안 좋았다"며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중국 경기의 향방에 대해 고민을 좀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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