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이 MMF(초단기투자펀드)로 몰리는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주가는 오르고 채권 가격은 급락하면서 주식 매도대금과 만기가 도래한 채권형 펀드 자금의 투자처를 찾지 못해 MMF에만 돈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9일 MMF 수탁고가 높은 대한ㆍ삼성ㆍ한국ㆍKB 등 4개 자산운용사의 투자주체별 MMF 수탁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일 12조6,769억원이던 법인 수탁고는 지난 8일 13조7,436억원으로 5거래일 만에 1조667억원(8.4%)이나 증가했다. 반면 개인 MMF 수탁고는 13조5,942억원에서 13조7,587억원으로 1,645억원(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관옥 대투운용 MMF팀 차장은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던 자금 중 만기가 도래한 자금을 다시 채권형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자 차익실현으로 주식을 현금으로 만들었지만 다시 주식에 투자하지 못하고 MMF에 넣어두는 자금이 늘면서 MMF 수탁고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도 MMF로 일부 와 있다고 덧붙였다. 유재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MMF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움직이는 것은 법인이고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금융기관ㆍ법인ㆍ기업 그리고 개인의 순”이라며 “기관이 채권이나 주식을 매각한 후 투자방향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7일 현재 MMF 총 수탁고는 69조7,76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의 68조4,500억원보다 1조3,200억원이나 많다. MMF는 올들어 9조9,756억원, 이달 들어 2조2,766억원 증가하면서 70조원에 바싹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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