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쇼크로 내수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손해보험사 주가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로 교통사고와 병원 방문객이 줄면서 손보사의 손해율도 크게 줄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메리츠화재(000060)는 전일 대비 3.38%(550원) 오른 1만6,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000370)도 전날보다 1.63% 상승한 6,25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롯데손해보험(000400)(3.71%)과 흥국화재(000540)(3.77%)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해보험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메르스 여파로 병원 방문과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규모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동부·LIG·롯데 등 주요 손보사 5곳이 국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1일부터 보름간 접수한 자동차사고는 25만6,919건으로 한 달 전보다 9.2% 감소했다. 실제 한국도로공사 조사결과 지난달 6일과 13일 등 두 차례 토요일의 고속도로 교통량은 올 1~5월 토요일 평균치의 85~87%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손해보험업에 대해 지난 5월 영업 일수 감소와 메르스 여파로 2·4분기 실적이 우수할 것으로 보고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손보 6개사의 5월 합산 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전월보다는 42.3% 증가했다"며 "이는 잇따른 휴일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행락철임에도 메르스 여파로 교통량이 감소해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개선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동부화재(005830) 주가는 한 달 새 13% 넘게 올랐으며 KB(옛 LIG)손해보험(7.1%)와 한화손해보험(6.8%)도 메르스 후유증을 겪고 있는 내수주들과 달리 주가가 뛰어오르고 있다. 윤 연구원은 "메르스 여진이 8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보험계약자의 병원 방문 빈도 하락에 따른 위험손해율 개선, 교통량 감소에 따른 자보 손해율 하락 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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