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창구서 300억 CD 금융사기

인수 예정자 동부증권과 법적 다툼 일듯

기업은행 창구서 300억 CD 금융사기

인수 예정자 동부증권과 법적 다툼 일듯

기업은행 창구에서 300억원 규모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둘러싼 금융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금융감독원과 동부증권, 기업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기업은행 일산 마두지점에서 김모씨가 기업은행이 발행한 CD를 인수 예정자인 동부증권측 직원에게 넘기지 않고 CD실물을 갖고 도망갔다.

동부증권 직원은 김씨와 함께 발행처인 기업은행 일산 마두지점에 왔으나 은행 직원이 이 지점 2층에서 CD를 김씨에게 넘길 때 1층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동부증권은 CD 인수를 조건으로 김씨의 CD발행 계좌에 300억원을 송금해놓고 이날 김씨로부터 CD를 넘겨받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사고 발생후 기업은행과 동부증권은 해당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등 조치를 취한만큼 김씨가 돈을 인출할 수는 없지만 무기명인 CD를 갖고 제3자에게 할인 매각하는등 다른 사기사건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CD의 발행주체인 기업은행과 인수 예정자였던 동부증권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다른 사기 사건이 발생할 경우 법적 다툼이 일어날 전망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CD 발행자와 매매계약을 맺어놓고 사전에 돈을 송금해준뒤 CD를 할인해 인수하는 것은 관행이고 이를 기업은행측에도 사전에 알려줬다"며 "기업은행측이 CD 실물을 김씨에게 넘겨준게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측은 "CD 발행 의뢰인에게 CD를 넘겨주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라며 "정상적이지 않은 거래를 한 동부증권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정확한 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중이다.

해당 CD는 100억권 3장으로 만기는 9월 23일이며 일련번호는 '가00180781가', '가00180782가', '가00180783가'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경수현기자

입력시간 : 2005/06/24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