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에서 전기차, 그것도 파격적인 디자인의 전기 콘셉트카에 푹 빠져 있을 때 전기차를 직접 시승해 볼 수 있을 기회가 있었다. 몇 종의 전기차 가운데 선택한 것은 르노의 플루언스 Z.E. 플루언스는 르노삼성이 만든 뉴 SM3의 르노 버전. 이 차를 전기차로 재탄생 시킨 것이 플루언스 Z.E다. 파리모터쇼가 개막한 지난달 30일 현장에서 LG화학이 르노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을 접했던 터라 르노의 전기차가 더욱 궁금했다. 디자인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배터리 장착 때문에 트렁크 부분이 조금 길어졌다. 길어진 뒷면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LED와 투명 리어램프로 교체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시동은 스마트키가 아닌 키를 꽂아 돌리는 '전통적'인 방법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그 다음이었다. 전기차들이 대부분 시동 전후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플루언스는 아예 똑 같았다. 계기판에 배터리 모양이 나와야 시동이 걸린 상태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시승은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포르트 베르사이유 인근 도로에서 이뤄졌다. 가속페달이 힘을 실어 출발했다. 정숙함이야 그대로였지만 출발하는 힘이 느껴졌다. 가속에서도 마찬가지. 디젤까지는 아니더라도 웬만한 가솔린 엔진의 차량에서 느껴질 만큼의 힘이 실렸다. 르노측에 따르면 전기모터 파워트레인은 226Nm의 최대토크로 1만1,000rpm을 회전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135km를 발휘한다. 1회 충전거리는 160Km. 22kWh의 배터리에 일반 가정용 소켓 220V 16A로는 6~8시간이 걸리지만 400V 32A 고속 소켓은 30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다. 승차감도 만족할 만한 수준. 파리의 매끄럽지 못한 도로 위에서도 그럭저럭 편한 게 달릴 수 있었다. 현재 르노 터키공장에서 생산중인 플루언스 Z.E 역시 2011 상반기부터 프랑스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이 차는 이르면 내년부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도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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