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용 생리식염수에 폐 손상을 가져올 지도 모르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코세척용으로 사용하는 비염환자에게 비상이 걸렸다.
28일 의약업계에 따르면 대한약사회는 최근 전국 약사들에게 ‘렌즈용 생리식염수제품(중외제약 크린투액, 대한약품 아이콘액 등)는 보존제인 염산플리헥사메칠렌비구아니드(PHMB) 성분의 위해성 우려가 있으니 코 세척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음을 알린다’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PHMB는 살균제나 부패방지제 등으로 사용되는 구아디닌(guanidine) 계열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디닌(PHMG)의 유사물질이다. 가습기살균제의 주성분이기도 했던 PHMG는 흡입할 경우 치명적인 폐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소비자나 약사 대부분이 생리식염수를 구입하거나 팔 때 용도를 크게 따지지 않기 때문. 약사회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렌즈용 생리식염수에 ‘렌즈 세척 외에는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는 주의 문구가 삽입됐다”며 “하지만 이전에 생산된 제품 중 일부는 경고문구 없이 유통되고 있어 혼선을 방지하고자 메시지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가 밝힌 비강세척용 생리식염수는 중외제약 크린조, 대한약품 관류용멸균생리십염수, 한림제약 엔클비액, 유한양행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 유유제약 피지오머 등이다. 이 제품들에는 PHMG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콧속을 세척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약품으로 허가된 비강세척액 또는 생리식염수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렌즈세척용 생리식염수의 주성분이 염화나트륨으로 비강세척용과 동일하긴 하지만 허가받은 렌즈 세정 이외의 사용해 대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유사성분이 일부 들어있긴 하지만 안전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면서 “콘택트렌즈 세정액의 제품 주의사항에 관련 문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는 제품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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