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삼만리 일대에 33만㎡ 규모로 조성된 담양 에코하이테크단지. 전국 제일의 생태도시형 모델단지를 만들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가동 중인 업체는 한곳에 불과하다. 의료기기 업체 등을 대상으로 2년째 입주업체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분양률은 49%에 머물러 있다. 담양군의 한 관계자는 "입주업종을 제한하다 보니 분양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인터넷을 통한 홍보에 주력할 뿐 별다른 유치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경쟁적으로 첨단산업단지 조성에 뛰어들고 있지만 주먹구구식 운영계획과 사후관리 소홀로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에코하이테크ㆍ친환경복합단지 등 무늬만 그럴 듯한 첨단산업단지가 우후죽순처럼 세워지는 과정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갈등이나 예산낭비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8일 산업단지관리공단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신소재ㆍ신재생에너지ㆍ바이오 등 지식산업중심 산업단지의 분양률은 평균 50%대에 머물렀다. 일반 산업단지의 분양률 98.1%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충청북도가 지난 2005년부터 추진 중인 보은 첨단산업단지 개발계획의 경우 5년이 지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지역민들의 반발만 커지고 있다. 도가 남부권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공약이었지만 충북도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 이전이 무산되면서 사업비 부담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330만5,800㎡ 규모로 예정됐던 개발면적은 148만5,000㎡ 로 축소되는 등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안동시가 74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 중인 경북 바이오일반산업단지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됐지만 취득ㆍ등록세 면제 등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일부 단지는 분양률이나 생산액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실태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단공단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가 개발을 진행한 후 위탁을 맡았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통계를 만드는 일"이라며 "일부 단지의 경우 계약조차 체결하지 않고 기업들이 입주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독자적으로 산업단지를 개발ㆍ관리하다 보니 사업성 검토가 꼼꼼하게 이뤄지지 않는데다 지역민을 의식한 인기영합식 개발행태를 보여 문제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의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고급인력 유치나 긴밀한 산학협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업체유치를 어렵게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원형 박사는 "입주할 수 있는 첨단기업은 한정돼 있는데 지자체 간 유치경쟁 때문에 단지부터 조성하겠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자체들도 필요한 인력수급ㆍ정주여건 등에 대한 해결책을 먼저 고려한 후 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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