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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악화에도 R&D 투자는 늘린다

시총 상위 22곳 중 20곳<br>지난해와 같거나 더 늘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3일 시가총액 상위 22개 국내 대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개 기업의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더 늘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R&D 투자규모가 5조7,7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876억원)보다 15.90%(7,922억원)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매출액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LG전자가 지난해보다 1.20% 늘어난 1조3,511억원이었고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6,68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R&D 투자 증가율은 KT가 가장 높았다. KT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중심으로 2,067억원을 집행해 지난해 상반기(1,239억원)보다 66.8% 늘렸다. 삼성SDI(58.48%)와 두산중공업(41.77%) 등도 5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 밖에 현대자동차(10.60%)와 기아자동차(2.70%)ㆍ현대모비스(18.60%) 등 현대차 3인방은 물론 상반기 실적이 크게 나빠진 LG화학(13.70%)과 SK하이닉스(11.1%)도 R&D 투자규모는 대폭 늘렸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서도 R&D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은 불황 때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할 때의 개별기업 R&D 투자성과는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곤 한다"며 "불황이라고는 하나 앞으로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신제품과 신규 사업 육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국내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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