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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협중앙회장
입력2000-12-11 00:00:00
수정
2000.12.11 00:00:00
김영수 기협중앙회장
"단체수의계약 현수준 유지해야"
대담: 崔 性 範 성장기업부장 sbchoi@sed.co.kr
"기업 중앙회를 열린 조직으로 만들어 중소기업들의 일치단결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박상희 전(前) 회장의 중도사퇴로 진공상태에 있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김영수 신임회장 체제를 맞았다. 지난달 24일 보궐선거에 단독출마해 회장으로 당선된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말까지 3개월 가량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김회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3년 임기의 정식 기협회장에 못지 않을 만큼 막중하다.
그 동안 기협중앙회가 280만 중소기업계의 권익옹호를 대변하는 단체로 자임해 왔지만 오히려 일탈된 행보로 중소업계에 상처를 입혀왔다는 주변의 평가를 일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차기회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김회장은 "3개월짜리가 아닌 3년3개월 임기의 회장이라는 생각으로 기존 사업의 내실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전체적인 경제흐름을 볼 때 중소기업이 더욱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 중소기업들을 만나면 IMF때보다 더 어렵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IMF 당시에는 경쟁력이 미흡한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됐지만 지금은 우량한 기업들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오히려 시장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하반기들어 자금경색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우자동차 현대선걸등 대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대우등 관련을 맺고 있는 중소 납품업체들에게 큰 위기가 닥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지금은 전반적인 경제흐름이 깨져있어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힘든 시기입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어음유통이 어려워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바로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기협중앙회 차원에서 정부에 건의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까.
▲현재 중소기업이 전체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비중은 50%에 이르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책도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마련돼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4대기업의 부채가 총부채의 50%에 이르고 있어 중소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비중을 50%이상으로 높여 정책 입안시 반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경제기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만의 산업구조는 90%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경제의 축이자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위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로 가려면 먼저 중소기업들이 변해야 합니다. 어떤 변화가 가장 시급한 것인지.
▲우선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를 먼저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자체적인 판로개척과 기술개발이 어려운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중 하나입니다. 먼 장래를 위해 연구개발 비중을 높이는등 중소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기협중앙회가 중소기업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단체수의계약과 고용허가제 문제의 조속한 매듭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을 해제하고 단체수의계약을 축소하면서 일감이 줄어든 중소기업들이 매년 수천개 이상 도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단체수의계약은 매년 20%씩 축소돼 2년뒤에는 100% 폐지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단체수계는 카르텔이 아닙니다. 비록 일부조합에서 개인적 연고에 따른 물량배정등 부정적인 요소도 많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데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법적인 하자가 없도록 해서 단체수계의 현 수준을 유지해 나가면서 공동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업종별 수익모델 개발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시행될 경우에는 중소기업이 고용허가를 별도로 받고 외국인 근로자도 노동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행정업무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또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문제는 불법 체류자문제를 먼저 해결해 인권시비를 줄이는데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기협중앙회가 정부로부터 예산보조를 받고 있어서 중소기업을 대변하는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중앙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복안이 있는지.
▲공동판매나 공동구매 같은 협동화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재정확보를 위한 한가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 홈쇼핑채널 사업과 케이블TV사업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전개해 남는 자본을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 연수원을 전문인력 양성소인 중소기업 전문대학으로 병행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중입니다.
국제 규모의 컨벤션센터 건립도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금 코엑스 전시장 규모는 1만1,000평 정도로 일본 독일등에 비해 좁고 우리나라 수출규모를 생각하더라도 너무나 작은 규모입니다. 중소기업들이 필요할 때 전시회를 열고 외국 바이어를 불러들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경입니다.
현재 중앙회 1만2,000평 건물과 2,700평 대지, 여의도 중앙회 여의도전시장을 서울시와 교환하고 현재 산업자원부에서 일산에 건설예정인 예산을 중앙회로 교섭해 연건평 10만평 이상의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중앙회 자립도 훨씬 수월해 질 것입니다.
-최근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대북사업추진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감이 있습니다.
기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경협사업은 최근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협중앙회는 지난 97년부터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중소기업남북경제 협력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꾸준히 경협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까지 총 203건의 사업계획서를 북한에 전달했고 최근에는 중소기업 남북경협단의 하나로 중소기업 대표 9명이 북한을 방문해 상담중입니다.
현재 대북경협사업은 단순 임가공 단계에서 합작투자로 발전하고 있는 형태로 특히 설비투자 분야가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전자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전자업체 위주로 남북경협을 추진해 왔지만 앞으로는 업종에 관계없이 경협을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을 대변해 지속적인 대북사업을 진행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기협중앙회 회장 선거시 전국단위의 조합과 연합회에만 투표권을 부여해 지방조합과 사업조합들이 선거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회는 연합회와 전국조합으로 구성된 정회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방조합들에도 선거권을 부여해 중앙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대의원제도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또 보궐선거 관련 규정 개정, 과열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운동제한, 당선무효조항등 조합법 신설도 검토중입니다.
-내년 2월에 차기 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임기동안 어디에 주안점을 두실 생각입니까.
▲이번 선거가 전임회장의 잔여임기를 수행하는 보궐선거였기 때문에 실질 임기는 3개월로 매우 짧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기보다는 기존사업을 내실화하는데 역점을 두려고 합니다.
특히 중앙회를 '열린조직'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기업의 규모, 업종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중소기업의 화합과 발전을 주도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또 회원의 3분의1 이상이 영세조합임을 감안해 영세조합을 위한 사업마련등 활성화대책 마련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정리=류해미기자 hm21@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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