盧-鄭 '후보단일화' 물꼬트기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류를 타고 있다.민주당 선대위는 5일 노 후보의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 제안을 인편을 통해 통합21측에 문서로 전달하는 한편 조만간 후보단일화 협상팀을 구성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전날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후보단일화 추진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통합21도 이날 창당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이번주 중 단일화 협상창구의 개설을 노 후보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불신 점차 해소 양측이 그동안 단일화 문제와 관련, 상대측의 의지 등에 대한 탐색전을 거쳐 협상 테이블로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점에서 진전된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 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정말 할 뜻이 있는지, 어려움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언론보도만 보고 대응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나 창당대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공식제의가 오면 성실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도 부산방송 토론회에서 "나와 정 후보는 큰 차이가 있지만 이회창 후보와의 차이보다는 작다고 국민이 보기 때문에 합치라고 요구하는 것 같다"며 "지난 국민경선 때의 16개 권역을 절반으로 줄이면 2주안에 끝낼 수 있으므로 정 후보측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이면 실무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방식 입장조율이 관건 그러나 노, 정 양측에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무성하긴 하지만, 실제 양측이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합의해 후보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초 노 후보측이 이해찬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신계륜 후보 비서실장을 통합21에 직접 파견, 제안 내용을 설명하려 한 데 대해 통합21측이 면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공문 접수'를 주문한 것도 단일화 논의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민주당 선대위측이 통합 21측과 사전협의 없이 덜컥 사절단 파견 계획을 공개한 것이나 통합21측이 '공문 접수'로 대체한 것은 후보단일화 논의를 둘러싼 '기선 잡기' 신경전의 일단을 노출한 것이다. 특히 노, 정 두 후보가 현재 지지도 2위 각축 양상을 보이며 내심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후보단일화 협상의 진전을 끌어내는데 최대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 후보측은 국민경선과 TV토론 검증 방식에 의한 단일화 방안을 공개 제의해 놓고 있고 '국민경선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단일화는 없다'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합 21측은 오는 15일께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실시, 양 후보간 지지도 격차가 10% 이상 벌어질 경우 지지도가 높은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하고 격차가 10% 미만일 경우엔 ▦TV 합동토론(1회) 후 16개 시ㆍ도별 전국 동시투표를 실시하거나 ▦TV합동토론 후 6개 권역별 동시 대의원 대회를 개최하되 후보는 서울 합동연설에만 참석하고 나머지 지역은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는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방안에 대해 "여론조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요한 국가정책 선정, 지도자 선정에서 일반적으로 공인돼 있지 않다.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절충식 경선 방식에 대한 협상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오는 27~28일 후보등록이 실시되는데다 대선일을 한달 앞둔 오는 18일부터는 당내 대규모 집회도 개최할 수 없도록 한 선거법 규정 등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두 후보간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동본기자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