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이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복수방송채널사업자(MPP)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오는 12월 인터넷(IP)TV 상용서비스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면 KT는 KBS, SBS에 이어 MBC와 실시간 재송신 협상에 성공, IPTV가 사실상 ‘KT만의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는 12일 MBC의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재송신하는 데 합의하고 17일부터 모든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가TV는 지난달 21일 KBS, SBS와의 협상 타결에 이어 MBC 채널까지 확보함으로써 경기ㆍ수도권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재송신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윤경림 KT 미디어본부장은 “이번 협상타결로 향후 MBC계열의 각 지역방송사는 물론 각 지역 민영방송사와의 채널 재송신 협상이 조속히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최근 지상파 방송사, MPP 등과 IPTV 콘텐츠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견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쟁점은 초기 론칭 로열티의 규모.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양사에 지난달 KT와 맺은 펀드 조성액과 비슷한 규모인 약 100억원 가량의 출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이 ‘규모의 차이’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좀처럼 진전을 못 이루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 사에서 콘텐츠 공급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 등이) 규모와 자금력의 차이를 무시하고 KT와 동일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많이 힘들다”며 “상용서비스 일정에 맞추려고는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상대방에서 IPTV사업자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체적이 콘텐츠 구매 계획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KT가 IPTV 상용서비스를 위해 무리를 하면서 다른 업체들에게 불똥이 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양 사와 콘텐츠 공급 업체간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IPTV서비스가 자칫 KT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 확보에 출혈이 심하면 마케팅이나 서비스 품질 개선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KT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들은 들러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KTㆍSK브로드밴드ㆍLG데이콤 등 3사는 오는 12월12일 IPTV 개국식을 갖고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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