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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악 에너지난 '불황 도화선' 우려
입력2001-03-22 00:00:00
수정
2001.03.22 00:00:00
[글로벌 인사이드] 생산설비 부족으로 수요공급 불균형 초래
미국이 유례없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10년 장기호황끝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미국이 설상가상으로 '에너지 위기'란 복병과 맞딱뜨리고 있다.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이 이에 못 미치면서 미 전역에 걸쳐 전기, 난방용 유류 등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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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상황은 말 그대로 위기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9ㆍ20일 일부지역에 대한 전력공급을 순환적으로 중단, 사태가 주 전 지역으로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미국이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공식 시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현 에너지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자칫 미국을 불황의 나락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문제라고까지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 왜왔나=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원유ㆍ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의 공급 부족. 이를 해결하기 미 정부는 언제든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알래스카의 야생동물 보존지구에 대한 개발을 허용,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대규모 유전과 천연가스 개발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미 정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해서도 최근 실시한 감산 조치를 비난하면서 유가가 적정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급량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들은 천연자원 공급부족보다는 미 정책당국의 정책적 실패로 인한 에너지 생산 설비부족을 더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사태가 상징하는 전력난의 경우 90년대 민영화된 발전소들이 전력공급 시설을 확대하지 않은 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하고 있다. 즉 민영화된 발전소들은 수요가 증가하자 발전소 건립을 통한 공급확대보다는 전기료 인상을 통한 단기적 이윤확보에만 전력해 왔다는 것.
따라서 전력공급의 과부족사태가 빚어지게 되면서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공급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문제는 정유시설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석유회사들이 공급량 조절을 통한 높은 가격 유지를 위해 정유시설 확충을 꺼려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정유시설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유류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려 해도 이를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천연가스도 시설부족은 마찬가지인 상황으로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파장 및 대책=문제가 에너지 생산시설 부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그 해결이 단기간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정유시설이나 발전소를 건립하는 데 최소 4~5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발전소와 석유회사들이 대규모 자금을 써야 하는 공장 건설을 극히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미 경기 장기침체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경우 물가상승은 필연적이다. 일반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기료, 유류가격 등의 지속적인 상승은 주가하락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어깨를 더욱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기업의 생산원가를 상승시키면서 이윤을 갉아먹게 되고 따라서 미 기업의 경제활동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예상되는 사항이다.
이와 함께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최근 경기둔화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미 행정부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이 심각해 질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ㆍ세금감면 등의 정책을 과감히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문제의 심각성을 공식 인정한 미 행정부도 딕 체니 부통령과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장관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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