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로 평가차익이 상당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대체로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재평가 결과에 대한 공시의무가 시작된 지난 4월1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자산재평가 결과를 공시한 33개 기업들(자진공시 제외)의 재평가차익은 모두 1조3,4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4,463억원), 대상(1,415억원), 교보증권(1,089억원)을 포함해 18개사가 1조1,418억원의 재평가차익을 거뒀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성광벤드(566억원)와 한일단조(250억원) 등 15개사가 2,012억원의 평가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기업들의 자산증가가 곧바로 주가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자산재평가 공시일부터 12일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되레 920억원 감소했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645억원이 늘어나 자산증가분(2,012억원)에 훨씬 못 미쳤다. 성광벤드가 시가총액이 800억원 증가하면서 재평가차익을 웃돈 것을 비롯해 전체 33개사 가운데 5개 업체만 재평가차익보다 시가총액이 더 많이 증가했다. 절반이 넘는 19개사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며 시총 규모가 작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자산재평가 공시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2.6%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2,146억원이나 줄었다. 전체 재평가 대상 자산 중 토지가 차지하는 비율의 경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84.22%, 88.2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평가 당시 항공기와 리스항공기 재평가로 차익을 거뒀고 대호에이엘ㆍ에듀언스는 보유하고 있는 기계장치에 대한 평가금액이 상향 조정됐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나 기계 등의 가치는 이미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자산재평가를 통해 평가금액이 높아지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거나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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