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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왕인문화축제] 일본깨우친 `왕인박사' 숨결 그윽히
입력1999-04-01 00:00:00
수정
1999.04.01 00:00:00
최형욱 기자
『해신의 바다/수많은 흰 파도를/넘고 넘어서/여덟 섬나라에로/글을 전하셨노라』일본의 다치바나 나오모토가 주작(930~946) 천황에게 백제인 왕인을 가리켜 「일본 문화의 은인」으로 칭송하면서 지어바친 시이다. 이렇듯 왕인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일본에서는 「아스카 문화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
우리 역사서에는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다만 그에 얽힌 설화만 구전되어올 뿐이다. 그러나 일본의 「고사기」, 「일본서기」에 따르면 왕인은 논어 10권과 천자문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태자의 스승이 되었고 일본 학문의 기초를 닦았다고 한다. 일본 시가의 대표적인 형태인 와카를 창시한 이도 왕인이다. 일본에는 그의 공적을 기리는 공원, 묘와 석비, 신사 등이 남아있다.
전남 영암군은 왕인의 높은 뜻을 기리고 잊혀진 역사를 다시찾는 행사를 개최한다. 9~ 12일 4일간 열리는 「99 왕인문화축제」가 그것. 올해 3번째를 맞으며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대 문화관광축제의 하나이다. 백제말의 풍속과 문화를 재현하는데다 전통문화 공연도 다채로워 자녀들에게 산교육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터이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일반인도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점. 국제적인 관광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외국인이 참가하는 행사도 있다. 행사장 주변에는 관광사진전시회, 현장체험 「토기제작」, 전통공예실연 등을 열어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왕인이 일본으로 배타고 가는 장면을 재현한 「왕인박사 일본가오!」(10·11일). 이 행사에는 백제 당시의 복장을 한 400여명이 참가한다. 각종 민속공연도 볼만하다. 정월대보름 새벽 마을의 큰샘에서 제사를 지내며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는 정동정호제, 길놀이·고걸이·제사·결전·대동마당등 6마당으로 엮어 마을의 화합을 도모하는 도포제줄다리기 등이 있다.
9일에는 추모제인 왕인박사 춘향대제가 축제 개막을 알린 뒤, 월출산바우제, 야간봉화놀이 등이 잇달아 열린다. 10일에는 활쏘기대회·농악경연·산천장승 깎아세우기·길놀이·마당극 공연 등이 있다. 11일에는 화전놀이·선천약수제·축하가요제 등이 구경하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12일에는 국악및 학생 사물놀이공연, 왕인가요제 등이 열린다. 문의 영암군 향토축제추진위원회 (0693)473_1551
전남 영암군 군서면의 왕인박사 유적지는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 기슭에 있다. 월출산은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구정봉·사자봉 등이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보는이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또한 도갑사·천황사·무위사 등 유서깊은 명찰을 품안에 안고 있다. 뿐아니라 나트륨과 게르나늄 함량이 풍부한 월출산온천도 있어 관광과 산행과 온천욕을 한번 여행에즐길 수 있다. 이밖에 대규모 인공담수호인 영산호 주변에는 위락시설과 농업박물관 등이 조성돼 있다.
특산품은 무화과잼과 식초가 유명하다. 1세트에 1만원 정도. 삼호농산(0693)462_1120. 토하젓과 어란은 각각 금정농협(472_1777)과 어란외집(473_3163)에서 구입한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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