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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1> 기술은 선진국 서비스는 후진국

기술 갖고도 법제화 안돼 '반쪽 방송'


[IPTV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기술은 선진국 서비스는 후진국 기술 갖고도 법제화 안돼 '반쪽 방송' 관련기사 • IPTV 국제표준 전쟁서도 韓 '기고' 中 '날고' 서울 여의도 KT 본부 9층. KT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IPTV '메가TV' 방송통제실. 마치 방송국을 보는 듯한 그곳에는 뉴스 프로그램 배경과 같은 수많은 화면이 늘어서 있고 각 화면마다 영화ㆍ만화ㆍ오락 등 각종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꽉 차 있어야 할 화면이 이상했다. 마치 이가 빠진 것처럼 듬성듬성 화면이 꺼져 있거나 점검신호가 들어와 있는 것이다.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없어 관련 채널을 비워놓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지구 건너편 미국에서는 새로운 IPTV 서비스가 등장했다. 프리튜브(Free Tube)라는 IPTV 서비스 업체는 가입자가 광고를 보면 무려 500개나 되는 채널을 공짜로 볼 수 있는 무료 IPTV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공짜라고 질이 떨어지는 것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규 케이블TV와 비슷한 수준의 TV 및 동영상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IT 최강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미디어 컨버전스의 대열에서 낙오될 위험에 처했다. 세계 각국은 우리보다 4년이나 먼저 IPTV 법제화를 완료하고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상용화 서비스에 뛰어들어 차세대 미디어시장을 향한 진군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절름발이 수준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실시간 방송이 포함되지 않은 반쪽도 안되는 '프리(pre) IPTV 서비스'만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ㆍ인프라ㆍ가입자 3박자 갖췄지만=지난 7월2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남중수 KT 사장의 기자간담회장. 남 사장은 창 밖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바다를 보고 국내 일을 생각하려 하니 착잡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IPTV가 통신과 방송계의 이해관계에 묶여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였다. IPTV 서비스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융합서비스의 도입으로 방송통신 관련 장비 및 서비스 생산, 고용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IPTV 도입으로 오는 2012년까지 생산 유발효과 11조8,000억원, 부가가치 5조4,366억원, 고용효과가 6만7,603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IPTV 서비스가 법제화의 터널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러한 경제효과는 '그림의 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술이 없어서도, 시장 기반이 없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기술과 시장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뛰어나다. 한국은 국제통신연합(ITU)에 IPTV와 관련해 총 201건의 논문을 제출해 199건을 '채택'시켰다. 우리나라보다 많은 논문을 제출한 곳은 중국(231건) 한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국가들은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프라도 마련된 상태. 현재 KT와 하나로텔레콤ㆍLG파워콤 등은 초고속인터넷망의 '최후의 1마일'이라 불리는 가정 내 광가입자망(FTTH)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것이 완료되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에서 집까지 100Mbps라는 '빛의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다. IPTV를 감상할 때 끊김 없는 영상은 물론 고화질 영상도 무리 없이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입자 기반은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상태다.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약 1,450만명. 보통 1회선을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다면 대부분의 집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국민이 초고속인터넷을 즐긴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전국민이 가격과 내용만 적절하다면 IPTV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ㆍ장비업체 '반쪽짜리론 어렵다'=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현재 제대로 된 IPTV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KT의 경우 IPTV 시대를 대비해 스트리밍 방식의 '메가TV'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실시간 방송이 빠진 반쪽짜리. 특히 우리나라처럼 일반 소비자들의 공중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곳에서 실시간 방송이 빠졌다는 것은 '속 빈 강정'일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KT가 스트리밍 방식의 '메가TV'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광고나 마케팅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IPTV 관련업체들의 실적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나TV나 메가TV처럼 IPTV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프리(pre)IPTV 가입자 수는 불과 60만명.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의 4%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 최대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인 KT '메가TV'의 경우 올해 가입자 목표는 30만명이지만 8월말 현재 가입자 수는 7만명에 불과하다. 가입자 54만명을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도 올해 가입자 예상목표를 10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장비업체도 마찬가지. 특히 100개에 가까운 IPTV 관련 중소업체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자 적자누적ㆍ주가하락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휴맥스의 주가는 지난 6월 한때 2만5,000원선을 넘었지만 이달 7일에는 1만9,000원선으로 떨어졌고 디지털디바이스와 가온미디어의 주가도 4만원과 2만원대에서 지금은 각각 2만원, 1만원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심주교 KT 미디어담당 상무는 "우리나라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 세계는 한참을 뛰어나갔다"며 "올해도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컨버전스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송영규차장대우(팀장)ㆍ권경희ㆍ최광ㆍ황정원ㆍ임지훈(정보산업부)ㆍ이상훈기자(뉴미디어부) 입력시간 : 2007/09/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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