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은 국적·국경·인종 등 물리적 장벽이 없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급팽창하고 있는 사이버 세상은 산업 지도까지 바꿔놓으며 '정보기술(IT)발 신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창간 54주년을 맞아 세계 인터넷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겸 수석인터넷전도사와 밥 멧칼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이노베이션학과 교수에게 e메일 인터뷰를 통해 IT 발전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넷 세상에서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오늘의 인터넷 리더는 아마도 내일의 리더는 아닐 것입니다. 승자들은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AT&T·IBM이 그랬고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차례입니다."
밥 멧칼프(사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이노베이션학과 교수는 아주 열정적으로, 그리고 격정적으로 인터넷의 힘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의 역사를 '파괴의 연속(series of disruptions)'이라고 규정했다. 멧칼프 교수는 "e메일이 우편배달을, 스마트폰이 유선전화를, 유튜브는 TV를, 구글 뉴스는 종이신문을 파괴했고 광고와 책은 각각 구글과 아마존 때문에 붕괴됐다"며 "앞으로 교육과 에너지·건강관리 등 세 부문이 인터넷으로 가장 크게 붕괴될 분야"라고 확신했다.
미국 인터넷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나라보다 출발이 앞섰고 정부의 간섭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상당히 앞선 지난 1969년부터 인터넷 혁신을 시작했다"며 "지금은 다른 나라도 많이 발전했지만 인터넷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기업들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디지털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멧칼프 교수는 "전통기업들도 인터넷화·디지털화를 서둘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많은 큰 기업들이 소비자를 위해 인터넷·디지털로 자신을 변신시키는 대신 경쟁상대를 쓰러뜨리는 데 집중하거나 정부를 설득해 경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데 힘을 쏟으면 결국 시장에서 실패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는 무궁무진한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변화가 누구에게는 위기지만 반대로 누구에게는 큰 기회가 된다. 그는 "기가인터넷 시대가 되면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많은 서비스들이 가능하게 된다"며 "이서넷은 400Gbps에서 1테라bps로 발전하고 있어 어떤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지 굉장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세상이 공유의 가치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은 무궁무진하다고 확신했다. /우승호·박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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