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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입경영 해소정책 본격화/재계 자구계획 마련 부심
입력1997-07-22 00:00:00
수정
1997.07.22 00:00:00
민병호 기자
◎부동산매각·기업공개 등 하반기경영 최대변수로/기아사태 등 겹쳐 실효성 의문정부의 차입경영 해소정책이 재계의 하반기 경영에 큰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방침에 맞춰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수요로 인해 하반기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며 부동산 매물이 급증하는 등 벌써부터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이미 현대그룹은 2조원 규모의 자산매각과 1조원의 유상증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내놓았다. 이어 삼성, LG, 대우, 선경 등 주요그룹과 쌍룡, 한진, 한나 등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그룹들도 수천억∼1조원대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마련하는 등 재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한나그룹의 경우 부동산과 보유주식 처분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내년까지 5백% 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아래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라는 이를 위해 내실경영을 강화, 하반기 투자를 축소조정하고 신규사업 등 사업확장을 자제키로 했다. 또 부동산과 보유자산의 처분, 조직의 통폐합 등을 내용으로하는 강도높은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쌍룡그룹은 지난 몇년간 자동차부문의 적자가 누증되자 증자, 외자도입 등을 통해 내년까지 1조5천억원을 조달, 그룹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부채비율이 1천%에 달하는 한진그룹도 올해중 2∼3개 기업을 공개하고 유상증자, CB 등 주식연계 증권발행 등 출자자본을 확충하고 투자방식도 항공기, 선박 등에 대한 투자를 운용리스로 전환해 차입금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비교적 재무상태가 좋은 5대 그룹들도 자구계획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자,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자산매각과 증자를 추진하고 불요불급한 부동산과 보유주식 등을 매각해 올해말까지 2백80억원을 정리할 계획. 또 여신한도를 초과한 은행대출금 4백50억원도 정리할 방침이다.
LG그룹은 출자한도 초과분인 3백27억원을 주식매각 등을 통해 해소하고 오는 10월까지 각 계열사별로 비수익성 자산을 선정해 매각할 계획이며 대우그룹은 현재 3백38.5%인 부채비율을 오는 99년까지 2백%선으로 낮추기로 하고 차입금의 현수준 동결 등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중이다. 선경그룹은 SKC, 유공가스 등 일부 계열사의 주식공개를 통해 직접금융조달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재계는 그러나 이처럼 「그럴듯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과연 어느정도 실현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구조적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주요그룹들의 부동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의 추진이 생각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사업 추진이나 설비증설 등이 제한을 받게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차입경영 해소를 위한 재계의 자구노력은 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께는 대선이 겹쳐 재계의 채무보증 해소는 상당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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