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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좋은환경 만들어달라"

[盧대통령 탄핵 기각] 재계, 집권2기 盧정부에 바란다<br>대통령이 중심잡고 정책방향 명확히 해야<br>분배보다 성장에 무게.노사쟁점 개입 자제를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 정책혼선을 끝내야 한다. 소모적인 성장ㆍ분배 논란보다 기업가 정신 제고가 더 시급하다.” 재계는 집권 2기를 맞은 노무현 정부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경제ㆍ민생 안정’을 강조한 만큼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명확히 재정리해 시장혼선을 차단하는 한편 기업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대외신인도 개선, 내수회복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 리더십으로 정책혼선 최소화해야=
재계가 가장 강조하는 부문은 정책혼선의 최소화다. 국내경제가 투자ㆍ내수 부진에다 고유가와 차이나 쇼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겹쳐 비틀거리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정책방향마저 잡지 못할 경우 위기상황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현석 대한상의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부진보다 국내외적 불확실성이나 정책혼선이 더 큰 문제”라며 “이제는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정책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ㆍ정치권이 주요 경제현안마다 중구난방의 목소리를 내면서 재계의 피로감을 증폭시켜왔다. 정부는 최근 공공 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미루는 등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기업 처리의 상징으로 떠오른 대우종합기계 매각의 경우 노조는 물론 청와대ㆍ여당까지 얽혀 매각 자체가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난 1년간의 경제위축은 정치ㆍ사회적 불안요인이 크다”며 “대통령은 개혁의 목표ㆍ내용ㆍ과정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모적 성장ㆍ분배 논쟁 끝내라=
재계는 특히 ‘성장과 분배 우선론’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접고 경제 살리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어렵고 성장기반도 점점 취약해지고 있는데 정치권은 한가한 이념 논쟁에만 매달려 있다는 뜻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한국경제는 투자ㆍ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게 후퇴한 상황”이라며 “정부도 성장ㆍ분배에 대한 혼선을 끝내고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도 “총선 이후 불거진 이념갈등과 정국 운영방향 논란을 해소, 국가적 에너지를 한국경제의 재성장으로 몰아가야 한다”며 “성장이 지속돼야 분배도 가능한 만큼 국정 운영에 있어 성장에 다소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재계의 요구는 규제개혁, 반기업 정서 해소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것으로 모아진다. 오 상무는 “내수회복이 최우선 과제이며 시장원리의 충실한 적용, 노사관계 안정, 경영환경 개선 등도 시급하다”며 “정부가 제조업 공동화, 기업 투자부진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기(氣)를 살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계는 출자총액제한 유지,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공정거래위의 계좌추적권 부활 등 반기업 정서를 담은 정책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현석 상무도 “공정위 방침대로 금융계열사 의결권을 축소할 경우 상당수 우량기업들이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타깃이 된다“며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되면 우리 기업들은 자신감을 또 한번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관계 불안 우려도=
재계는 집권 2기를 맞은 노 대통령이 ‘성장’ 쪽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배구조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재벌개혁 등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문은 노사문제다. 노사 3대 쟁점인 비정규직, 근로시간 단축, 노조의 경영권 참여 등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이 노동계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각종 노사간 쟁점에 대한 정부의 인위적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가 국회에만 의존하지 말고 책임 있는 자세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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