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외환은행에 이어 보험사 지분을 인수, 한국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는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한 하나생명 지분 100% 가운데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 인수를 놓고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을 대상으로 한 4단계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HSBC가 방카 전문 보험사인 하나생명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HSBC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지분매각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알리안츠가 보유했던 지분을 지난 5월 인수했지만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계속 보유할 필요는 없다. 반면 HSBC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기정 사실화’한 후 그 다음 단계로 ‘방카슈랑스’ 제휴 강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카 전문 보험사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외환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생명 지분 인수 협상은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HSBC와 하나금융지주가 전략적인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SBC는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법원 판결 이후에나 검토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HSBC로서는 하나금융을 파트너로 확보할 경우 반대 정서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HSBC뿐 아니라 동양생명과 금호생명 등도 하나생명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보험사들은 경영권 참여를 전제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HSBC보다는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이 하나생명 302만주를 대략 750억원 정도에 판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하나생명 매각 가격도 이 가격 정도에서 소폭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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