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관련 부품 기업인 S사는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업체는 그동안 실적에 반영할 자회사가 없어 IFRS 도입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중소기업이다 보니 회계 쪽 전문가가 사실상 전무한데다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변변찮아 최근 회계법인에 4,000만원을 주고 자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0억여원의 적자를 볼 정도로 회사의 형편이 여의치 않지만 당장 반년 앞으로 다가온 IFRS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S기업처럼 그동안 IFRS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던 기업들도 앞으로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한국거래소(KRX)가 IFRS 열등생에 대한 교육에 발 벗고 나선 때문이다. 거래소는 조만간 IFRS 도입 지원단을 만들어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와 회계 담당자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16일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IFRS 도입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KRX의 상장 및 공시 담당 임원 등이 포함된 IFRS도입지원단이 이번주 내 조직돼 조만간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직된 지원단은 앞으로 IFRS 미착수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IFRS 도입을 독려하기 위해 해당 기업들을 직접 방문, CEO 및 회계 담당자들과의 간담회를 수시로 열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회계법인을 초청,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IFRS 관련 심층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IFRS 도입이 더딘 회사가 코스닥시장에 많고 이들 기업이 실제 도입을 완료하기까지 3~4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늦어도 오는 7~8월까지 IFRS 구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KRX가 이처럼 IFRS를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내년부터 일괄 도입해야 하는 IFRS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지 못한 기업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200여곳과 코스피 기업 20여곳은 IFRS 도입을 불과 반년 앞둔 현재까지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 내 전문가가 없는데다 관련 교육도 많지 않아 적잖은 돈을 주고 회계법인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KRX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 IFRS 도입이 완료되지 않은 기업들은 연결 기준에 반영할 자회사가 없는 경우가 많아 실제 도입이 완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어서 그동안 도입을 미뤄왔던 게 사실"이라며 "지원단 활동을 통해 IFRS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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