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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외국계 엘리베이터 진입 15년…

생산시설 잇단 해외이전 일자리 상실 부메랑으로

비용 등 이유로 속속 철수 상위 4개 외국계 기업 중 티센크루프만 공장 운영


외국계 브랜드만 남고 생산시설은 사라졌다. 엘리베이터 업계 이야기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했던 다국적 기업들이 비용 감축과 출구 전략을 추진하면서 엘리베이터 생산공장은 외국으로 이전하거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대규모 진출이 생산시설 폐쇄와 이에 따른 일자리 상실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현재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주요 5개사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상위 5개 기업 가운데 4곳은 외국계 기업으로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국내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약 45%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외국계인 티센크루프와 오티스·미쓰비시·쉰들러 등이 잇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5개사 가운데 국내에서 엘리베이터를 직접 만드는 회사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두 곳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계 엘리베이터 3곳은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국내에서 유통·설치·보수만 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만 본다면 상위 4곳 중 단 한 곳만이 완성품 생산시설을 국내에 두고 있는 것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주요 상위 기업들이 이천과 천안·창원·인천 등지에 공장을 두고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던 체계였다. 업계는 외국계 기업들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한 후 해외 생산시설 활용 비중을 늘려가면서 국내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999년 LG산전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했던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월 창원공장을 LG전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오티스는 국내에서 생산시설을 완전히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티스는 완전 철수에 앞서 2006년 당시 공장인력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300여명의 정리해고를 추진하기도 했다"며 "결국 지난해 공장을 매각한 후 현재는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쉰들러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쉰들러는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 시흥공장이 있었으나 2006년 생산에서 철수했다. 현재 쉰들러코리아의 시흥공장은 물류창고로 운영되고 있다. 알프레드 쉰들러 쉰들러홀딩AG 회장은 이달 초 개최한 텔레컨퍼런스에서 이와 관련, "그동안 (한국 법인에) 더 많이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은 반독점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 현대엘리베이터와의 합병을 가정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쓰비시의 경우 인천에 일부 부품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실제 엘리베이터 생산은 일본의 이나자와공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글로벌 4대 기업인 코네 역시 2004년 수림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코네엘리베이터를 설립했지만 2011년 한국지사를 폐쇄했다.

엘리베이터의 생산공동화가 극심해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계 투자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외국계 기업이 생산시설을 인수해 투자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이후 점차 철수한다면 정부 재정은 재정대로 쓰고 산업기반만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엘리베이터 산업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연구 생산시설을 국내에서 운영해야 신기술을 개발하고 후속 모델을 생산하게 되는데 점차 폐쇄 수순으로 가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전체 산업 관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현재 남은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이 기술 등 분야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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