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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39돌/증권.투신]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팔아라
입력1999-08-01 00:00:00
수정
1999.08.01 00:00:00
94년 후반 이후 잠시 겪어보았던 지수 1,000포인트 시대를 다시 맞았다. 언뜻 보기엔 그간의 금융비용을 무시하면 누구라도 주식투자에서 대충 원본은 만회가 됐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95%의 투자자들이 96년부터 98년 중반까지 이어진 대세하락기동안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반면 지난해 후반부터 9개월간 계속된 대세상승에는 동참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앞으로 2,000포인트까지 간다면 개인투자자의 고충이 눈녹듯 사라지고 모두가 행복해질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그러나 냉정하다. 발상의 전환없이는 앞으로 얼마가 더오르더라도 결코 게임을 이길수 없다. 기존의 투자철학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상승, 아니면 하락 둘 중 하나다. 여느 게임처럼 무슨 복잡한 룰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눈을 감고해도 확률이 반반은 될 듯 싶다.여기에 약간의 노력, 연구만 곁들이면 승산이 높아질 것이다. 이런 심정으로 입문을 해서 갖은 애를 써보지만 남는 것은 별로 없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주식투자는 주가의 오르내림을 알아맞추는 게임이라는 기본 발상자체가 그릇된 것이다.
실력이 이익을 가져다 주는게 사실이라면 왜 IMF경제위기라는 단한번의 충격으로 기관,개인 가릴 것없이 모든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을까? 그때는 시장연구와 정보 수집을 등한시했단 말인가?
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 성공투자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우선 주식은 경제학적 측면보다는 심리학적 측면에서 더 잘설명될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주가는 기업가치와 경제상황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수백만 투자자의 집단심리가 결집된 것이다. 어물어물하는 사이에 280까지 갔다가 눈깜짝할 사이에 1,000을 회복하는 것이 주가다. 경제학을 갖다 붙여서 설명되지 않는다.
투자자의 심리를 일일이 파악할수가 없는 경우 가장 좋은 전략은 하락시에는 일정한 손실을 보더라도 반드시 시장을 떠나고 상승시에는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다. 바로 고점매수, 저점매도의 전략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위험관리 방법인 동시에 대세상승을 놓지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둘째 내실력으로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고스톱도 패가 잘들어오고 뒷손이 맞아야 돈이 된다. 48장속에 무슨 신출귀몰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다. 3점씩 주면서 손실관리만 잘하다 보면 한번은 때가온다. 버는 것은 내가 잘해서 버는 것이고 잃는 것은 시장이 나빠서 잃는다는 것만큼 무책임한 발상은 없다. 내가 할일은 손실관리이고 돈은 시장이 알아서 벌어주는것이다. 시장앞에 겸손하고 시장한테 감사할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세째 적정주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런 것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편이 차라리 낫다. 돈은 무서운 것이고 따라서 가격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 좋아서 사면 오르는 것이고 싫어서 팔면 내리는 것이다. 화면에 보이는 그가격이 바로 적정 가격인 것이다. 저평가니 저점매수니 하는 논리를 다보면 손절매를 잘할수가 없다. 가격하락이 말도 안돼 보이고 믿어지지가 않으면 저점매수를 노리기 쉽상인데 그러다가 깡통을 찬다.
마지막으로 벌고자 하면 잃을 것이고 잃고자 하면 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잘 잃어야 한다. 몇번을 연속해서 손실을 보더라도 자신과 약속한 손절매 가격이 오면 반드시 버릴수 있어야 한다. 조금씩 자주 잃는 것이 오히려 즐거워질때까지 부단히 손절매 연습을 해야 한다. 시장은 거짓이 없다. 시장을 믿지 못하고 이와 반대로 저점매수, 고점매도하며 재주를 부리다가 딱 한수를 잘 못두어 저점이라고 믿었던 점이 저점이 아닐때 다 까먹게 되는 것이다.
한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상황을 맞을 때가 바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시점이다. 석학들이 모인 롱텀캐피털도 과거 통계치에 지나친 의존을 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IMF경제위기는 생각조차 못했던 처음보는 일이었다. 대세를 따라 주식을 버려야 했던 때다. 지수 1,000포인트, 모든 지표들이 신고치를 경신하는 지금은 바로 주식을 사야 할때다. 잃는 것을 두려워 하는 자는 이 잔치를 함께 기뻐할 수가 없다. 지금이 고점일수도 있다. 내리면 팔면 되는 것이다. 또 오르면 판게 아깝지만 다시 사면 된다.
위험관리만 잘하면 돈은 언젠가 벌어지게 돼 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만이 유일한 성공투자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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