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경기동행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 상황도 당초 예측됐던 '상저하고' 시나리오가 점점 위협받는 모양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광공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0.9% 상승했다. 하지만 3월 2.9%나 줄어 3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상승폭은 기저효과에 따른 수치 조정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전년 대비로는 보합에 머물렀고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0.2포인트 하락해 두 달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광공업은 0.9%, 서비스업은 0.2% 증가했으나 공공행정과 건설업이 각각 -1.0%, -5.2%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에 머물렀다.
광공업 가운데 제조업 생산은 기계장비(3.5%), 의약품(14.7%) 등이 늘어 전체적으로 0.8% 증가했다. 하지만 제조업 재고가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2%나 증가해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 회복세도 부진했다. 예술ㆍ스포츠ㆍ여가(-6.9%), 전문ㆍ과학ㆍ기술(-1.2%) 등에서 감소했으나 부동산ㆍ임대(3.1%),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ㆍ정보(1.4%) 등이 증가해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소비나 설비투자는 그런대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4.3%)가 늘면서 1.0%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4.5% 확대돼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은 대체로 부진했다. 건설기성은 불변 기준으로 전월비 5.2%, 전년비 7.5% 감소했다. 건설수주 역시 공공 부문에서는 발주가 늘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줄어 1년 전에 비해 4.4% 감소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포인트 하락해 3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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