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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1위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3월 야심차게 선보인 알코올 도수 35도 신제품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파죽지세다.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10만병 이상 팔리면서 부산·영남 주류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 지역은 몇년전만해도 디아지오코리아의 텃밭이나 다름없었다. 40%를 웃도는 압도적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다가 '위스키=40도'란 공식을 깨고 등장한 36.5도 토종 위스키 '골든블루'의 역공에 선두를 내줬다. 이에 절치부심한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 카드로 반격하며 한때 20% 초반까지 추락했던 점유율을 최근 28%까지 끌어올렸다. 또 물량 부족을 해결하고, 초반 흥행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이례적으로 항공운송이라는 특단의 조치도 마련했다. 위스키 제국인 디아지오코리아의 역습인 셈이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부산·영남권에서 인기가 높다"며 "항공운송비가 비싸긴 하지만 모처럼 살아난 위스키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항공편으로 긴급 공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스키 등 양주 운송은 통상 선박을 이용한다. 기간은 40일 가량 걸린다. 반면 항공운송은 하루 이틀 만에 공수할 수 있지만 병당 비용이 수백만 원에 달해 보통 '한정판' 등에 국한된다.
저도주 후발주자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최고의 상품을 선보인다"는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의 뚝심이 자리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더블유 아이스 개발의 불씨를 당긴 건 지난 2012년 5월. 당시 '빠르게 변하는 위스키 시장에 맞춰 20·30대 젊은 층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보자'며 제품 개발에 착수, 윈저블랙과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과정은 달랐다. 이노베이션팀은 사전·개발·사후 등 3차례 소비자 조사를 거쳐 1년 5개월 만에 '윈저 블랙'을 순산했다. 반면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도 스피릿 드링크'라는 콘셉트를 세우고 사전 3회, 개발 2회, 사후 1회 등 6번이나 소비자 조사에 나서는 등 산고의 고통을 겪었다. 그 결과 로열 라크나가 증류소의 영국 왕실 인증 원액을 영하 8도에서 냉각하는 여과 방식을 거치고, 솔잎·대추 추출물·말린 무화과 향 등을 첨가한 야심작을 선보이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함께 개발을 시작한 윈저 블랙의 경우 제품 출시까지 17개월이 소요됐으나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무려 34개월이 걸렸다"며 "개발 기간 절반이 넘는 기간을 원액 결정에 쏟고, 소비자 조사도 통상보다 배 이상 공을 들여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부드러운 맛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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