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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강원도 평창 고랭지배추 1통의 당시 산지가격은 1,074원이었는데 서울지역 소비자들에게는 2,950원에 팔렸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농가의 손을 떠난 배추는 산지수집상, 도매인 등 4~5단계이상 중간 유통을 거치면서 3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는 사정이 더 악화됐다. 산지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배추 한포기 소비자가격이 1만원을 웃돌며 산지의 10배이상으로 폭등하는 등 전국적인 배추대란으로 번져나갔다. 최근 농산물 가격불안이 심각해지자 중간 유통업자들이 가격급등의 주범으로 몰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하지만 작황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영세농가와 위험감수(리스크 테이킹)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중간상인들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이를 개선할 유통구조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전문가들은 채소 산지에서 ‘밭떼기(포전거래)’로 산지유통물량을 싹쓸이 하는 산지수집상을 대체하는 중간 유통기구가 필요하며 농협등 생산자 조직이 중심이 돼 리스크테이커(위험감수자)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김기태 협동조합연구소장은 “채소가격 급등은 산지에서 날씨, 생육등 재배기간 일어날수 있는 변수와 위험을 농가와 산지수집상들만이 도맡아 안고 있기 때문”이라며 “농협과 정부, 지자체 등이 위험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이번 배추 파동과 같이 중간유통업자들이 유통물량을 마음대로 주무를 경우 농산물가격 불안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계약재배 면적을 늘리고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경매방식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구조 개선책을 강구중인 정부도 산지농가와 소비자를 잇는 중간유통 기능을 강화하는데는 공감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지 생산자 조직을 키워 유통업자들과는 대등한 거래관계가 이뤄져 안정적 판로를 만들어주는 등 여러 방안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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