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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신' 관리 잘해야 군생활도 'OK'

'전문애인상담병제' 운영…'애인관리기법' 세미나도 열어

군 입대 전 사회에 애인을 두고 온 장병들이 군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건전한 이성교제를 보장하고 있는 부대가 있어 화제다. 제20사단 예하 109기계화보병대대는 최근 전문 애인상담병을 배치하고 커플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는 등 장병들이 전역해 사회로 진출하는 순간까지 `곰신'과 원만한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곰신'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고무신의 줄인 말로, 군에 간 남자친구를 둔 여성을 일컫는다. 이 부대가 실시하고 있는 전문 애인상담병제란 어느 정도의 연애 경험과 인품이있는 병사를 상담병으로 지정해 언제든지 애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한 병사의 상담을맡게 한 것이다. 상담병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 사례에 대해서는 대대 상담병이 모여 회의를 통해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 해당 병사에게 제시한다. 선발된 병사는 여단 군종장교로부터 관련 교육을 받은 뒤 `일선'에 투입된다. 109 대대에는 중대별로 상병 위주로 4명이 임명됐다. 애인이 있는 병사들의 명부를 만들어 상담병이 기록을 관리하는 커플멤버십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애인관리를 숫자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변동이 생기면 해당 병사에 대해 즉각 상담을 실시해 관심의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애인이 직접 부대에 전화를 걸면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사랑의 전화'다. 이를 위해 이 부대는 불침번 근무지에 수신전용 공중전화를 설치해 심야에 벨소리가 울리면 근무자가 해당 병사에게 알려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 바 `위기의 시기'에 의사소통이 되지 못한다면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약제 인터넷 사용제도 인기다. 요즘 젊은이들이 인터넷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대대 인터넷이 4대로 한정되어 있어 예약제를 이용한다면 주기적으로 자신의 인터넷블로그 등을 관리해 여자친구와의 연결통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인의 생일에 외박을 허용하는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 부대는 지난 24일 `애인관리기법 향상 세미나'를 개최해 장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세미나에는 `곰신' 27명을 비롯한 대대 전 장병이 참가했고 `군에 애인을 보낸 후의 일상' `애인과 헤어지고 난 후 군 생활' `군 생활 중 애인관리 기법' 등에 대한 장병과 `곰신'의 주제발표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전문 애인상담병 4명의 임명식과 서로를 잊지 않겠다는 `군화서약서' `곰신서약서' 작성식도 이어졌다. 이 같은 `신선한' 아이디어는 작년 12월 이 부대로 전입온 대대장인 김성근(육사44기) 중령에게서 나왔다고 한다. 김 중령은 29일 "장병들을 상담해보니 10명 중 7명이 군에 와서 애인과 헤어졌다고 해 안타까움이 컸다"며 "이런 현실은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군도 상당한 책임이 있으며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는 제공해야 하는 신성한의무가 국가와 군에는 있다고 본다"고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중령은 올 하반기에 세미나를 한 차례 더 개최하고 각종 제도의 결과를 점검해 논문도 작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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