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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커가는 조류독감 위험

인명을 살상하는 조류독감의 맹독성으로 동아시아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조류독감 사망자를 8명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베트남 보건장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베트남에서만 5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류독감은 중국 대륙에서 급속하게 북상하고 있어 인명 피해가 얼마나 더 날지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조류독감이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유행성 독감으로 변이될 위험성이 있다고 이미 경고했다. 그럴 경우 에이즈보다 치명적인 전염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과거 엄청난 피해를 냈던 천연두, 결핵, 페스트, 홍역, 콜레라 등이 모두 동물의 질병에서 진화해 현재는 인간 사이에서만 유행하는 전염병이 된 만큼 WHO 등의 경고를 예방 차원의 엄포로만 보아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변형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 개발에는 최소한 6개월이 걸려 아직 특효약이 없고 치사율은 지난해 800여명을 숨지게 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류독감은 동남아 각국의 경제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덜 위험한 조류콜레라라고 속인 태국의 닭고기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태국 상공회의소는 조류독감이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유통시장에서도 닭고기 매출이 절반 이상 주는 등 축산농가의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조류독감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처는 방역과 홍보이며 무엇보다 진상 은폐가 없어야 한다. 중국은 지난해 사스 발생을 숨기다가 결국 전세계로 확산시키는 실책을 저질렀는데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는 조류독감도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 조류독감 발생국이지만 아직 인체 감염의 사례는 없다. 그렇지만 진상 은폐는 국내에서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가장 나쁜 대처다.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함께 축산농가는 신고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당국은 필요한 경우 중국ㆍ태국 등 발병지역에 대한 여행자제지역 지정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플루엔자의 속성을 모른 채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는 달걀이나 삶은 닭고기 등에 대해서까지 과민반응을 하는 것은 어려운 축산농가를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당국의 지속적인 계몽활동이 요구된다. <바이투덴(스웨덴)=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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