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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발자취] 기획원등서 잔뼈굵은 '경제통'

박운서 부회장은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산실인 경제기획원과 상공부에서 명성을 떨친 정통 경제관료로 유명하다.그는 1939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 대구 계성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68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경제조사과장ㆍ주 뉴욕총영사관 경제협력관을 거쳤다. 이후 81년 상공부로 자리를 옮긴 뒤 통상진흥국장ㆍ산업정책국장ㆍ청와대 경제비서관ㆍ공업진흥청장ㆍ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내는 등 정부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그는 지난 96년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는 한국중공업을 맡아 처음부터 시련을 맞았다. 하지만 노사안정을 통해 한중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수완을 발휘하면서 경영자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는 자동화니 기술개발이니 주문만 해오다가 막상 경영인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후배들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같아 고민했다"며 "한중 사람들이 열심히 해준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99년 LG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박부회장은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도 LG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해 역량을 과시했다. 그는 "LG는 권한 이임이 많이 돼있어 간섭받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곳"이라며 "과거 내가 만든 5.8부동산 조치로 LG가 힘들었을텐데 연을 맺게 됐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30년 공직 생활 내내 일과 함께 살아온 그는 '일중독증 환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이 같은 과감한 추진력과 철저한 업무 스타일 덕분에 자본재산업 육성정책, 수입다변화 정책 폐지, 발전설비 일원화 해제, 5ㆍ8부동산 대책, 탄광지역 카지노 설립 등의 현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박부회장은 보통 공무원에게 꼬리표로 붙어다니는 복지부동(服地不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는 과감한 추진력으로 공직시절 얻은 '타이거 박'이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게 직원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도 갖고 있다. 한중 사장 시절 하루에도 3~4차례 있는 직원 상가에 일일이 찾아가는 정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누구보다도 개를 좋아하는 그의 집에는 현재 박진철ㆍ박진순 두마리의 진돗개를 기르고 있다. 그러나 개고기를 밥먹기 보다 좋아하는 그는 이율배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애완견과 비육견은 다르다"며 강하게 항변한다. 그는 김에스더 여사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으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매주 장애자집을 방문,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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