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는 흔히 급여의 일부를 펀드나 정기예금에 가입하거나 주식계좌를 만들면서 시작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도 자산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돈을 불리기는커녕 오히려 있는 돈마저 잃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인의 경우 재테크하면 부동산투자나 주식투자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게 현실이다. 기업에선 투자에 앞서 재정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기적인 외부감사까지 받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만 개인의 경우 현재의 현금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매뉴얼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주변 친지나 친구들의 성공사례가 가장 좋은 투자 교본이 되기도 한다. 심재오 국민은행 PB사업본부 부장은 “재테크를 하려면 개인의 직업과 나이 성격 취향 등이 모두 감안하야 한다”며 “먼저 개인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개인의 자산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재테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개인의 대차대조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최근 국민은행 PB사업본부가 PB고객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따라하면 경제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쉽게 개인 대차대조표를 만들 수 있다. 개인 대차대조표의 첫 단계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산의 종류를 크게 네가지로 구분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부동산 ▦고정자산 ▦무형자산 ▦유형자산으로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부동산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이다. 혹시 물려 받거나 투자한 토지나 임야가 있다면 이것도 포함된다. 고정자산은 승용차ㆍ골동품ㆍ보석류ㆍ미술품ㆍ가구 등 판매 목적이 아니지만 만약의 경우,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분류하는 것이다. 다만 고정자산은 현금화가 가능하고 적어도 6개월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자산으로 구분해야 한다. 쉽게 말해 현금화시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일반 TV나 오디오 등은 고정자산에 포함될 수가 없는 것이다. 유형자산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증권ㆍ채권ㆍ예금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무형자산을 평가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유산 등을 금액으로 환산한다. 빌려준 돈이나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렇게 분류된 자산을 대차대조표의 대변에 적고 차변에는 부채 상황을 기입하면 개인의 대차대조표는 완성된다. 즉 부동산의 가치를 대변에 기입할 경우 주택을 취득하기 위해 대출 받은 자금과 이자비용은 차변에 적는다. 이렇게 대차대조표를 만든 후 두번째 작업은 대변에 기입한 부채를 제외한 자산의 집중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부동산과 고정ㆍ무형ㆍ유형 자산을 총 자산대비 백분율로 표시해 본다. 예를 들러 부동산 비율이 80%를 넘는다면 이를 과잉집중 자산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유동자산의 비율이 5%이하라면 과소투자된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경우 개인의 소득과 보유자산 수준을 넘어선 주택에 살고 있는 만큼 거주비용을 줄여 예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재태크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고정자산의 비율이 유동자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면 과소비가 아닌지를 의심해볼만 하다. 심 부장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형태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분석해보면 누구나 자산관리의 허점이 드러나게 된다”며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개인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보는 것이 금융권의 다양한 펀드나 정기예금 상품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차대조표를 통해 재정목표에 따라 자산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파악했다면, 시중은행의 대부분 지점의 창구나 PB 등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자산 운용에 대한 전략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신의 자산 상태는 제대로 모르면서 주위 사람들의 투자 성공사례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가장 리스크가 높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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