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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없이 물부족해소.. 태풍 덕봤다

제5호 태풍 닐은 당초 우려했던 큰 피해는 주지 않은 채 3일 만에 소멸됐고 오히려 「마른 장마」로 인한 물부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중형 태풍이었던 닐은 27일 오후 전남 남해안에 상륙 후 소형으로 세력이 약화됐고 강수량도 남부 일부 지방에 최고 150㎜ 정도를 기록했을 뿐 걱정했던 집중호우는 없었다. 이는 이번 태풍의 발생 지점이 북위 23도(동경 127.5도)로 보통 태풍이 북위 5∼10도 사이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것에 비해 이례적으로 북쪽에 치우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풍은 보통 북상하면서 해상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거대한 비구름을 머금고 북위 25도 부근에서 절정에 이르는데 이번 태풍은 한반도까지 북상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많은 비를 뿌리지 않았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오히려 닐은 마른 장마로 인한 중부지방의 여름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줬다. 올 여름 장마기간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의 강수량은 예년 같은 기간의 30∼80%에 그쳤고 일부 남부지방도 예년 평균 강수량을 밑돌았으나 이번 태풍으로 별다른 침수피해 없이 전국에 20∼150㎜ 가량의 비가 내려 농사에 도움이 됐다. 진기범 기상청 예보관은 『이번 태풍은 규모에 비해 세력이 약했으나 태풍이 지나간 후에 국지성 호우를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8월 태풍 페니(PENNY)가 중국 화난(華南) 지방에서 저기압으로 변한 후 남서기류를 타고 한반도에 큰 비를 내렸던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태풍 발생이 빈번해지겠으나 한반도에 영향을 줄 태풍은 2개 정도가될 것으로 예상했다./이학인 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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