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엔씨소프트 전격 인수로 국내 독과점적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양사의 게임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돼 해외시장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슈퍼갑'의 출현으로 중소업체및 PC방업계와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방도 이젠 넥슨 천하= 10일 게임전문 통계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게임순위 상위 10개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 게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서든어택(3위), 사이퍼즈(9위), 메이플스토리(10위)등 기존 넥슨 게임 외에 엔씨소프트의 아이온(5위)과 리니지(8위)등도 이제 넥슨게임군에 들어가게 됐다. 11위~13위까지의 게임 순위 또한 각각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리니지2, 카트라이더가 차지하고 있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같은 해외 게임을 제외하곤 적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넥슨의 독과점적 구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넥슨이 최대주주인 엔씨소프트가 디아블로3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개발중인 피파온라인3의 국내 서비스 판권 또한 넥슨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되면 10% 이상의 PC방 점유율을 차지하고 피파온라인3 또한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6%대의 점유율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PC방과 갈등 고조 예고=전국 1만9,000여곳 PC방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월 기준으로 37%정도다. PC방들이 넥슨·엔씨소프트에 내는 게임이용료(수수료)만도 한해 3,500억원에 달한다. 현재도 막강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게임라인업까지 거머쥐게 되면서 PC방업체들은 이용료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전국 PC방 업주 모임인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지난달 넥슨이 독과점 지위를 통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넥슨이 자사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PC방에는 넥슨 게임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 넥슨은 PC방 이용자가 자사 게임을 즐길 경우 시간당 260원 가량을 PC방 업주로부터 받고 있다.
최승재 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매달 PC방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을 합하면 대략 300억원이 넘는다"며 "넥슨이 엔씨소프트 인수를 계기로 또다른 요금상품을 개발해 PC방 업계를 압박한다면 또다른 법적 대응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PC방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게임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주말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발표후 이에 대한 반감으로 행사가 전면취소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넥슨측은 인수와 상관없이 서비스및 요금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넥슨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가 계속해서 이끌어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서비스 방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넥슨은 PC방 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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