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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

대담: 金聖泰 부국장 겸 증권부장12월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비록 주가가 가파른 오름세후 크게 출렁이는 등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거래량은 연일 3억주를 넘고 거래대금도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는 등 장기간 움츠렸던 증시가 살아나고 있다. 이처럼 증시가 기운을 차리자 함께 바빠진 사람 중 한명이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이다. 洪이사장은 가격제한폭 확대, 매매시간 변경 등 제도개선과 함께 주문 폭주로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등 증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주식시장도 이제 주주가치가 중시되는 방향으로 발전되는 등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어서 다행입니다』고 말문을 연 洪이사장은 『이제는 정부가 개입할 수도 없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이 자기책임하에 냉철하게 투자하는 자세가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洪이사장을 만나 최근 불안정한 급등장에 대한 평가와 내년도 경제 및 증시전망, 그리고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주식시장이 수년만에 활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시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배경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12월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우선 금리급락과 경상수지 흑자외에도 신3저 현상에 따라 내년중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IMF금융위기이후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 저평가 되고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사이에 넓게 퍼져 있는 것도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더욱 투자자들을 고무시킨 요인은 무디스가 원화표시채권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입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해외투자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로 받아들여져 증시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것입니다. 이것은 구조조정 등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국내는 물론 외국인투자가들의 증시참여확대로 이어져 주가상승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실물경제의 개선이 뒷밭침되지 않은 가운데 일반 초보투자자들의 투자열기로 달아 오르며 초단기매매가 성행하는 등 주가움직임이나 투자패턴 측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불안요인이 많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식시장 주변환경이 급속도로 개선되는데 따른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우려할 만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기에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주가변동폭도 크게 확대된 만큼 리스크 또한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제는 과거 패턴대로 시장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물론 상황이 나빠지면 정부가 나서주겠지하고 정부의 개입을 은근히 기대하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낭패를 볼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증권투자는 자기책임하에 하이리턴, 하이리스크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냉철하고 과학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증권시장은 기업자금난및 높은 부채비율,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기반 붕괴 등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말이후 내년초 증시여건과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도 밝아 내년도 증시전망이 어느때보다 양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 두가지 요건이 충족될 경우 주가가 한단계 더 뛰어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은 현재와 같은 국제금융환경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인지 여부 입니다. 특히 엔화환율은 국내 경제와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른 하나는 기업들이 얼마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보도했듯이 앞으로 투자자들은 기업별 수익성에 높은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선단식경영으로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실적을 올리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증시침체영향으로 올해 기업공개가 부진, 신규상장기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내년도 기업공개 및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일반적으로 유통시장이 활황이면 일정 시차를 두고 발행시장도 활기를 띠게 됩니다. 따라서 내년에는 유상증자나 기업공개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부채비율축소를 위해서는 자기자본확충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증자가 잇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식의 수익성제고의지를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지 못할 경우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노력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언론이나 IR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영성과를 설명하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 획기적인 자본시장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증권산업은 은행업과 함께 금융시장의 양대축인 만큼 두축간 균형발전이 긴요합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지나치게 은행에 의존했던게 사실입니다. 특히 은행에서 단기자금을 조달해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주식시장에서 끌어들인 돈을 운용자금으로 활용하는 등 장단기자금에 대한 구분이 모호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볼 수 있듯이 대기업들은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비중을 높이고 대신 중소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받는 체제로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중소기업에 돈이순조롭게 흘러들어가 중소기업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정부에서도 99년을 자본시장 육성의 해로 정했는데 특히 증권시장의 규제완화가 절실합니다. 공개상장을 자율화하고 증권산업의 신규진입의 길을 확대하는 한편 주식투자자에게 세제면에서 혜택을 주는 등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채권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 발전과 관련해서 어떤 것이 갖춰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국내 채권시장은 장외에서 주로 거래되고 채권발행물량이 많지 않는 등 시장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국채발행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정부 또한 채권시장 육성을 위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신용평가를 활성화시키고 채권전문딜러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매매를 거래소시장으로 집중시키는 방법을 통해 지표금리가 형성되게 하는게 긴요합니다. -내년 4월중 부산에 선물거래소가 설립될 예정인데 이에 따른 증권거래소의 위상정립과 역할분담에 대한 복안이 있으십니까. ▲부산 선물거래소 설립은 국내 증권시장의 선진화가 촉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통화, 금리, 금 등 상품거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선물거래소가 들어서면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증권거래소 시장과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업무가 상충되는 등의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의 건전한 육성방안과 시장전망에 대한 견해는 어떠십니까. ▲선물옵션시장 활성화로 증권거래소의 업무영역이 확장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프로그램 매매가 급증하고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주는 영향도 증가,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이 급격히 하락할때 일시 매매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크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영향력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선물옵션시장은 그 운용전략이 매우 다양하고 또한 레버리지효과가 큽니다. 따라서 수익과 리스크의 적절한 조합을 통한 금융상품의 다양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증권거래소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풍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앞장서고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주문이 폭주하고 있지만 전산용량부족으로 체결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주문 및 매매체결 등 필수기능이외의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매매체결시스템 처리용량을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일일호가건수 100만건수준에서 160만건으로 증설하도록 하겠습니다. -IMF체제 1년을 회고해 주시고 2년째인 내년도 경제및 증시를 어떻게 내다보고 계신지요. ▲투자자들도 재무안정성이나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져 기업구조조정 진행상황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돼 수익성위주 경영 등 세계적인 기준에 맞는 경영을 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로 주가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또 내년 경제는 98년과 같은 극심한 불황에서 차츰 벗어나 소폭이나마 플러스성장이 예상됩니다. 다만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 기업들은 과거의 외형중시보다는 질적 수익성경영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파악, 이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성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 임석훈 기자·사진=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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