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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별 사업 구조조정 활기띨듯

지주사가 컨트롤 타워…유망기업 편입·부실사 빼내기 쉬워져<br>전환 비용 대폭 절감·요건 완화가 촉매제<br>문어발식 지배 비판·출총제 규제 해소도 기대


그룹별 사업 구조조정 활기띨듯 지주사가 컨트롤 타워…유망기업 편입·부실사 빼내기 쉬워져전환 비용 대폭 절감·요건 완화가 촉매제문어발식 지배 비판·출총제 규제 해소도 기대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재계에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다. SK그룹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CJ그룹이 지주회사 대열에 합류,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순환출자(상호출자)를 통한 문어발식 기업지배라는 비판과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강력한 투자규제를 일거에 해소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요건이 대폭 완화된 것이 지주사 전환의 촉매가 됐다. 그룹별로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의 지주사 전환 비용을 절감시켜줬기 때문이다. 실제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공정거래법 개정 작업에 맞춰 지주사 전환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비용은 일단 SK㈜가 SK에너지화학의 지분 3%가량과 SK에너지화학이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8% 등을 매수하는 데 드는 3,000억~5,000억원이 전부”라며 “만약 옛 공정거래법대로라면 각각 13%와 18%를 늘려야 해 최소 1조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지주회사로 가나=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사 전환을 신고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CJ그룹을 합치면 지주사는 38개로 늘어나게 된다. 그룹들이 앞다퉈 지주사로 전환하는 배경에는 변화된 산업 및 기업환경에 맞게 그룹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무작정 사업영역을 늘리며 투자에 온 힘을 쏟던 고도성장기에는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등을 통해 ‘총알’을 가급적 많이 마련하는 게 중요했다. 이 과정에서 얼마 되지 않는 지분으로 거대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소위 ‘재벌’ 구조가 고착됐다. 그러나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기업집단들은 상호출자 등 선단식 경영의 부정적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부실 계열사와 상호지급보증 때문에 쌍용ㆍ한라 등 일부 그룹은 간판을 내렸고 살아남은 그룹들은 ‘빅딜’이라는 강제 구조조정을 당해야 했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저성장 기조하에 신규투자 대상이 줄어드는 동시에 정부의 출총제 규제 등 지배구조 개선 압박은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투명성이 높이고 계열사 간 ‘파이어월(방화벽)’을 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지난해 전경련이 공정거래법 개정에 전력을 기울인 것은 회원사인 대기업들의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업 구조조정 활성화 전망=지주사 전환이 대세가 되면서 그룹별 사업 구조조정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의 강점은 지주사 아래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점. 다시 말해 기계부품처럼 여러 자회사나 손자회사 중 사업전망이 어둡거나 부실화된 기업을 빼내기가 쉽다. 반대로 유망한 사업을 발굴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일이 용이해진다. 출총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신규투자나 M&A에 유리해지는 측면이 된다. 이 같은 사업 구조조정의 컨트럴타워 역할은 지주회사가 전담하게 돼 경영 효율성도 높아진다. 사업 자회사들은 열심히 ‘장사’를 하면 되고 지주회사는 그룹의 전략 밑그림을 그리며 자회사나 손자회사들의 사업 조정을 진두지휘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삼성ㆍ현대는 당분간 힘들 듯=지주사 전환이 대세라 해도 전환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드는 삼성ㆍ현대차그룹 등은 쉽사리 지주사로 변모하기 힘든 실정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에 뭉칫돈을 넣기 위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분담을 한 데서 비롯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1% 남짓한 지분을 확보하는 데만도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대기아차그룹도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에 놓여 있다.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현대제철 고로 사업에 나선 현대기아차로서는 지금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할 상황이 못 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입력시간 : 2007/05/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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