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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美파트너 구애에 '고민'

독자브랜드 진출추진에 美측 납품계약 연장 요청

‘눈앞의 매출이냐, 내일의 비전이냐’ 독자브랜드의 휴대폰 수출비중을 늘리고 있는 팬택계열이 미국 파트너인 오디오박스와의 관계를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독자브랜드의 확대를 위해서는 관계를 정리해야 하지만 오디오박스가 ‘거액’을 제시하며 관계연장을 위한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팬택계열의 한 관계자는 1일 “오디오박스가 휴대폰 공급과 관련된 ‘제안’을 해 왔으며 타당성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계약이 만료된 2년 전부터 오디오박스가 계약 연장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며 “장기계약은 미주시장 독자브랜드 진출 방침과 충돌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디오박스가 내놓은 ‘제안’은 ‘1년간 10억달러 상당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폰을 납품해달라’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002년초 맺은 1조원규모의 대형계약이 끝난 후부터는 3~4개월마다 공급계약을 갱신해가며 제조자설계(ODM) 방식의 휴대폰을 공급해왔다. 때문에 오디오박스의 제안은 내년부터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릴 야구선수를 거액의 장기계약으로 묶어두겠다는 계산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디오박스가 이 같은 구애 공세에 나선 것은 기술력과 공급능력 면에서 팬택앤큐리텔을 대체할 ODM 파트너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디오박스를 인수한 미국 UT스타컴은 최근까지 국내 몇몇 중견ㆍ중소 휴대폰업체들과 잇따라 접촉했으나 만족스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오디오박스로서는 팬택앤큐리텔을 최소 1년간 잡아두며 ‘대타’를 물색할 시간을 벌고, 팬택앤큐리텔도 독자브랜드가 자리잡을 때까지 안정적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팬택계열의 최종판단이 ‘실리’와 ‘브랜드’ 중 브랜드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주시장 자체유통망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ODM 장기공급 계약을 맺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DMA 사업은 당분간 오디오박스에 대한 ODM 공급을 유지하고 유럽식(GSM) 시장은 ‘팬택’ 독자브랜드로 공략하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디오박스는 GSM 휴대폰을 다루고 있지 않아 ‘정면충돌’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휴대폰 시장은 CDMA와 GSM이 절반씩 양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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