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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입사가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만큼 어려운 실정에 은행들이 신입행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프로그램까지 실시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해외연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은행들은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신입행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해외금융시스템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신입행원들을 대상으로 도쿄와 오사카에서 연수를 진행했다. 외환은행의 해외 프로그램은 금융 관련 교육에서 벗어나 신입행원들이 일본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낯선 이국 땅에서 시장조사에 도전해보도록 한 것이 특징. 신입행원들은 팀별로 ▦일본 속의 한국문화 ▦일본의 음식문화 ▦일본의 패션문화를 주제로 탐방을 했으며 선택 과제로 일본의 캐릭터산업ㆍ전자제품ㆍ민속공예품ㆍ온천 등 해당 분야의 현황을 조사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윤구 외환은행 차장은 “신입행원들의 도전정신을 키우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해외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심어주기 위해 2월4일부터 9일까지 98명의 신입직원들이 홍콩의 유명 IB 및 중국 상하이 등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입행원들은 홍콩 방문 전에 ‘산업은행이 IB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라는 내용의 과제를 부여받았으며 홍콩에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ㆍABN암로 등 선진 IB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브리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연수에 참여한 이종화 종합기획부 행원은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없다는 현실을 생생하게 느꼈다”며 “연수를 계기로 선진 금융권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신입행원 연수프로그램의 하나로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 5일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ㆍ톈진의 국내 기업과 중국 금융기관을 둘러봤다. 기업은행의 신입행원들은 톈진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애로사항과 고충을 듣고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를 초청, 중국의 경제발전상과 시장상황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중국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고 상권을 탐방했다. 이들은 중국 건설은행과 공상은행을 방문, 중국 은행들의 시스템과 영업 행태를 체험했다. 정성수 기업은행 인재개발원 차장은 “해외연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은행의 성격과 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신입행원들의 조직 충성도와 사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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