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의 신호탄인 지방은행 매각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호남지역의 영업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광주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인데 대형 금융지주사가 지방은행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는 처음이다.
또 다른 인수후보인 신한금융지주도 추후 상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지방은행 인수전이 개막 초반부터 흥행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김정태(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방은행 인수를 위해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남은행에는 관심이 없고 광주은행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실무진의 검토작업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나금융그룹 내 두 은행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호남지역 영업기반이 약한 만큼 인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방은행 인수 검토작업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돼왔다. 하나금융지주는 대외적으로 지난해 인수한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줄곧 취해왔지만 금융당국이 지방은행 매각공고를 정식 발표하면서 공식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지주사 중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유력한 지방은행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신한금융지주는 상황에 따라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한금융지주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및 자본확충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지방은행 인수는 쉽게 결정할 수 없어 아직 실무적인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대내외 환경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참여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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