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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보헤미안의 천국, 샌프란시스코

'시티 라이츠 서점' '비트 뮤지엄' 등 1950년대 비트 문화 살아 숨쉬는 듯<BR>무지개 깃발 내건 골목엔 동성애자 거주

‘미국의 파리’라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는 노천 카페가 많다.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케이블카. 한가롭게 도시 한 가운데를 관광하기 좋다.

시티 라이츠 서점 옆에 위치한 베수비오 카페 벽면. 샌프란시스코의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모여 글을 쓰고 논쟁을 벌인 공간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리빙 앤 조이] 보헤미안의 천국, 샌프란시스코 '시티 라이츠 서점' '비트 뮤지엄' 등 1950년대 비트 문화 살아 숨쉬는 듯무지개 깃발 내건 골목엔 동성애자 거주 글ㆍ사진 샌프란시스코(미국)=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미국의 파리’라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는 노천 카페가 많다.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케이블카. 한가롭게 도시 한 가운데를 관광하기 좋다. 시티 라이츠 서점 옆에 위치한 베수비오 카페 벽면. 샌프란시스코의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모여 글을 쓰고 논쟁을 벌인 공간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관련기사 • 라면, 얼마나 드십니까? • 라면 맛있게 먹는 방법 • 경춘자 '라면 땡기는 날' 사장 • 제철 만난 복어, 맛의 진객… 요리의 진수 • "찬 바람 분다… 굴 요리 먹으러 갈까?" •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 편안한 진료 • 노화를 부르는 건성 피부 몸 속부터 다스려야 • 보헤미안의 천국, 샌프란시스코 • '저항 문화'의 버클리 '벤처 정신'의 스탠퍼드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제멋대로 뻗어나가고 있는 이 도시는 장차 거대한 메트로폴리스가 될 것이다. 어떤 도시가 또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미래를 갖고 있을까?’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의 예언은 들어맞았다. 100여년 전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 도시는 이제 당당히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로 성장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규모가 큰 도시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규모는 고작 121㎢에 불과하다. 1,215㎢인 로스앤젤레스의 10%의 면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에게 이 두 도시 중 어디에 살고 싶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샌프란시스코!”라고 대답한다. 왜? 이 도시엔 항상 젊음, 자유, 낭만이 넘쳐 흐르기 때문이다. 관용이 만들어 낸 예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항상 생명력이 넘쳐 난다. 다양함이 공존하고 ‘다름’이 존중 받는다. 이런 관용적인 도시 분위기는 샌프란시스코를 세계적인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등극시켰다. 그래서 수많은 예술가들과 보헤미안들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고 있다. 이 도시는 예전부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태어난 고향이었다. 지난 1950년대 중반에는 소위 ‘비트(Beat) 문화’가 이 도시를 근거지 삼아 태동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일부러 원시적인 빈곤을 감수함으로써 인간성을 되찾으려 했던 보헤미안적인 예술가들이 이 도시를 그들 문화의 진원지로 삼은 것이다. 그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동네는 바로 노스 비치(North Beach)다. 차이나타운과 리틀 이탈리아가 만나는 바로 그곳엔 샌프란시스코의 정신적 상징인 ‘시티 라이츠 서점(City Lights Bookstore)’이 들어서 있다. 비트문화의 선봉장이자 시인인 로렌스 퍼링게티가 지난 1953년부터 운영한 이 서점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의 예술가와 지성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헤드쿼터다. 엽서에서 질리도록 볼 수 있는 금문교에서 사진 찍는 시간을 아껴 꼭 이 서점에 가보자. 서점 내부에는 비트문화를 이끈 대표적인 문학가인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 로렌스 퍼링게티 등의 저서와 사진으로 가득하다. 서점 옆 골목인 잭 케루악 앨리에서는 서점 벽면에 그려진 사파티스타 벽화를 볼 수 있다. 골목 바닥에는 케루악과 퍼링게티 등 비트 문학가들의 잠언들이 새겨져 있다. 서점 바로 옆에 위치한 베수비오 카페는 지난 수십 년간 샌프란시스코의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글을 쓰고 논쟁을 벌인 생생한 역사적 현장이다. 서점에서 대각선 방향 건너편에는 ‘비트 뮤지엄’이 있다. 그곳에 발을 들여놓으니 까만 티셔츠 안에 새겨진 강렬한 문구 하나가 눈을 사로잡는다. ‘Stop Bitching, Start a Revolution!’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청년들은 ‘불평불만 그만하고, 혁명을 시작하라’는 선동적인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이렇게 샌프란시스코 여행은 다른 여행지를 걷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사로운 풍경들이 나태한 영혼을 잠식하고 자극하니까 말이다. 비트 세대 선배들의 자양분을 먹고 자란 후배 세대는 10년 후 또 다른 형태의 저항 문화를 이 도시에 만들었다. 196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동한 히피 운동인 ‘서머 오브 러브(Summer of Love)’는 이듬해 뉴욕, LA, 워싱턴 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장발과 록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문화는 사실 선배 세대인 비트 세대와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치의 핵심 역시 ‘온갖 제도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골든 게이트 파크 입구에 있는 헤이트 애시버리(Haight Ashbury)에는 아직도 이들의 문화와 색깔이 남아있다. 1960년대 당시 히피 문화의 메카였던 이곳에는 여전히 히피 냄새 나는 옷 가게, 음반 가게, 카페 등이 몰려있다. 1970년대에는 동성애자들이 몰려들었다.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했던 이들을 샌프란시스코는 따뜻한 품으로 안아줬다. 카스트로 거리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골목 구석구석에서는 ‘무지개 깃발’이 나부낀다. ‘나 동성애자요’ 하고 당당히 밝히는 표시다. 이런 분위기는 ‘다름’이 차별이 아닌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닷컴문화’의 터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 야후, HP, 인텔 등 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들이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둥지를 트고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금광을 찾아 모험을 선택한 개척자들이 만든 이 도시는 어쩌면 태생부터 도전과 개척의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도 모른다. 자, 이렇게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여행지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먹고 마시는 여행을 꿈꾼다면 다른 여행지를 알아보라. 하지만 지치고 나태해진 영혼을 달래고 영감과 열정을 북돋을 목적으로 짐을 꾸릴 거라면 바로 이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주목하라. 자유와 젊음이 넘실대는 도시를 그저 걷는 것만으로 자연스레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예술혼과 열정이 꿈틀 거리는 것을 느낄 테니까. 취재협조=G마켓(www.gmarket.co.kr) 입력시간 : 2007/11/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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