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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가 행인 목숨 구해
입력2003-09-24 00:00:00
수정
2003.09.24 00:00:00
진성훈 기자
한 눈이 먼 애완용 캥거루가 중상을 입은 주인의 목숨을 구했다.
22일 AP 통신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모웰에 사는 농민 렌 리처드(52)씨는 폭풍이 몰아치던 21일 농작물 피해를 살피기 위해 집 밖에 나갔다가 부러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아 큰 상처를 입고 의식을 잃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캥거루 룰루가 보고 곁에서 개처럼 큰 소리로 짖기 시작했다. 리처드씨의 딸은 “15분 동안이나 계속 짖어대는 게 이상해 나가 봤더니 아빠 곁에서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머리에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을 것”이라며 캥거루의 선행을 칭찬했다.
리처드씨 가족은 4년 전 룰루의 어미가 차에 치어 죽자 고아인 암놈 룰루를 키워왔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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