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암보험 상품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자 금융감독원이 보험기간에도 보험료를 올리거나 5년 이내 만기시 보험료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생명보험업계도 이에 맞춰 내년 초를 목표로 신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어서 암보험 판매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지난 80년부터 판매에 들어간 암보험이 장래손실 급증으로 6개 보험사가 판매를 중단함에 따라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일정기간(1ㆍ3ㆍ5년) 보험기간이 종료하면 보험료를 변경해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갱신제도(renewable)’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실제 위험 발생률이 보험가입 당시 예측과 다를 경우 보험기간 중에도 위험률을 조정, 보험료를 조정하는 ‘위험률변동(non-guarantee)제도’도 함께 추진된다. 자동갱신제도는 대개 20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이뤄지는 암보험 계약기간을 1년부터 5년 이내로 단기화해 보험기간 만료시 보험료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는 일부 질병보험에 적용되고 있다. 금감원이 암보험 판매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암보험 판매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위험률변동형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내년 초 새로운 암보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도 “현재 건강보험 안에 암보험이 특약으로 포함돼 있으며 이전에도 암전용보험이 월 2,000건밖에 팔리지 않았다”면서 “다만 위험률변동제도가 확정되면 신상품 개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암보험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올해 안으로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보험사별 암보험 상품현황을 소개하기로 했다. 9월 말 현재 15세 이상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암보험에 가입했고 인구 10만명당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95년 110.8명에서 2005년에는 134.5명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2005회계연도에 생보사들의 암보장 관련 손실이 3,768억원에 달하는 등 손실이 급증하면서 암보험을 판매했던 11개 생보사 중 녹십자ㆍ알리안츠ㆍ신한ㆍ교보ㆍ대한ㆍ삼성생명 등 6개사가 암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위험률변동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암보험 신규판매를 중단한 6개 보험사 대부분이 다시 암보험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위험률변동제도 도입에 따른 계약자보호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므로 제도보완을 통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새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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