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사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침체된 금융투자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증권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투자자들은 주식거래시 거래대금의 0.3%를 증권거래세로 내고 있다.
권 원장은 이어 "증시 호황기 때 적용했던 규제 가운데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완화할 계획"이라며 "콜 차입과 신용공여 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된 만큼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실 투자자문회사 퇴출과 연계신용(스톡론) 업무 취급기준 강화, 계열회사 펀드 몰아주기 판매행위 제한 등은 투자자 보호강화 차원에서 기존 계획대로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거래세 인하와 규제완화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국내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증시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침체로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수익감소로 어려움을 겪자 금융감독 당국이 해법모색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4조원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6조8,631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증권사 세 곳 중 한 곳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등 외부변수 때문에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증권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증시가 위축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애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불합리한 규제는 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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